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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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옷깃을 세우고

추적한 봄 거리를 나선다. 사는 거야

다 그렇게 저렇게 살아가겠지만

오늘도 또 특별한 의미를 붙여주고 싶다.

멍한 하늘과 멍한 표정들 속에서

끝내 자기가 가야 할 곳을 잊지는 않겠지만

움추려든 품안에서는

당연한 자신의 존재를 망각할 수밖에 없다.

고일 듯, 흐를 듯 떨어져 쌓이는

빗줄기에 한 번 발걸음을 담가 볼거나

어차피 흔적이라는 것은 남지 않은

그런 인생들의 하나일 밖에

오고 또 어디론가 부지런히 가야할

떨어져 저 끝없는 곳으로 흘러가는

물줄기, 빗줄기처럼

우리 과거, 우리 추억을 한 줌 손 안에 모아

흩어뿌린다. 잘 가게, 부디

우산을 접고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본다.

두 눈에 어리는 것은

아련하게 어리는 것은

곧 떨어져 사라지는

, 비가 내린다.

무심코 모른 척 하고 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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