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이옥(李鈺)의 한시 "이언(俚諺)" 중 '아조(雅調)'

New-Mountain(새뫼) 2018. 2. 11. 22:04
728x90

아조(雅調)

 

()는 떳떳함이며 올바름이고 조(調)는 곡조이다. 무릇 부인이 어버이를 사랑하고 지아비를 공경하며 집안에서 검소하며 일에 부지런함은 모두 천성(天性)의 떳떳함이다. 또한 사람 도리의 올바름이다그러므로 이편에서는 어버이를 사랑하고 남편을 공경하며 부지런하고 검소한 일을 말하고 있으므로 아조(雅調)로 이름한 것이다.

모두 17수이다.

 

雅者, 常也, 正也. 調者, 曲也. 夫婦人之愛其親敬其夫, 儉於其家勤於其事者, 皆天性之常也, 亦人道之正也. 故此篇, 全言愛敬勤儉之事, 以雅調名之. 凡十七首.

  

1.

郎執木雕鴈 낭군님은 나무 기러기 잡고

妾捧合乾雉 저는 말린 꿩을 받들었지요.

雉鳴雁高飛 그 꿩이 울고 그 기러기가 높이 날 때까지

兩情猶未已 우리 두 사람 사랑이 끝없기를.

 

2.

福手紅絲盃 복스런 손으로 홍사배 들어

勸郞合歡酒 낭군님께 합환주를 권했지요.

一盃生三子 첫 잔에는 아들 셋이요

三盃九十壽 셋째 잔에는 아흔 살이라.

 

3.

郎騎白馬來 낭군은 흰 말 타고 오시고

妾乘紅轎去 저는 붉은 가마 타고 갑니다.

阿孃送門戒 문에서 보내실 때 어머니 말씀

見舅拜勿遽 시아버님께 절할 때 서두르지 말아라.

 

4.

兒家廣通橋 자라난 집은 광통교인데

夫家壽進坊 시댁은 수진방이라.

每當登轎時 매양 가마에 오를 때마다

猶自淚沾裳 나도 몰래 눈물이 치마를 적시네.

 

5.

一結靑絲髮 검은 머리를 하나로 맺어

相期到葱根 파뿌리 될 때까지를 서로 기약했지요.

無羞猶自羞 부끄러울 것 없는데 오히려 부끄러워

三月不共言 석 달 동안 서로 말도 못했답니다.

 

6.

早習宮體書 일찍이 궁체 쓰는 것을 익혀서

異凝微有角 이응자에 살짝 모가 났지요.

舅姑見書喜 시부모님께서 글씨 보고 기뻐하시며

諺文女提學 언문 여제학이 났구나 하셨지요.

 

7.

四更起掃頭 4경에 일어나 머리 빗고

五更候公姥 5경에 시부모님께 문안드리지요.

誓將歸家後 맹세하건대 친정에 가기만 하면

不食眠日午 먹지도 않고 대낮까지 잠만 잘래요.

 

8.

養蠶大如掌 누에 길러 크기가 손바닥 만해지면

下階摘柔桑 밖에 나가 부드러운 뽕잎을 가려 따지요.

非無東海紬 동해주 비단이 없어서가 아니라

要驗趣味長 경험 삼아 취미로 길러 보고 싶어서.

 

9.

爲郞縫衲衣 낭군님을 위해 옷을 꿰매다 보니

花氣惱儂倦 꽃기운이 나를 나른하게 하네요.

回針搯襟前 바늘 돌려 옷깃 앞에 뽑아 두고는

坐讀淑香傳 앉아서 <숙향전>을 읽었지요.

 

10.

阿姑賜禮物 시어머님께서 주신 예물은

一雙玉童子 한 쌍의 옥동자였지요.

未敢顯言佩 감히 차겠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結在流蘇裏 유소 속에 묶어 두었지요.

 

11.

小婢牕隙來 어린 계집종이 창틈으로 와서

細喚阿哥氏 작은 목소리로 '아가씨' 하고 부르네.

思家如不禁 집 생각을 참을 수 없다면

明日送轎子 내일은 가마를 보낸다네.

 

12.

艸綠相思緞 초록빛 상사단으로

雙針作耳囊 쌍침질하여 귀주머니 만들고는

親結三層蝶 내 손으로 세 겹의 나비를 맺어서

倩手奉阿郞 예쁜 손으로 낭군께 드렸죠.

 

13.

人皆戱鞦韆 사람들은 모두 그네 타며 노는데

儂獨不與偕 나만 홀로 함께하지 못하네.

宣言臂力脆 팔 힘이 약해서라고 말했지만

恐墜玉龍釵 사실은 옥비녀 떨어질까 두려워서지.

 

14.

包以日紋褓 해 무늬 보자기로 싸서

貯之皮竹箱 대로 엮은 상자에 쌓아두었다가

手剪阿郞衣 손수 낭군님의 옷을 마름질하니

手香衣亦香 손이 향그러워 옷도 향그럽네.

 

15.

屢洗如玉手 여러 번 씻어 옥 같은 손으로

微減似花粧 꽃 같은 화장을 조금 줄이네.

舅家忌日近 시댁 제삿날이 가까워지니

薄言解紅裳 잠시 붉은 치마를 벗어 두어야지.

 

16.

眞紅花布褥 진홍빛 꽃무늬 요에다

鴉靑土紬衾 아청빛 토산 명주 이불이네.

何必雲紋緞 어찌 꼭 구름무늬 비단에

四龜鎭黃金 황금 누른 거북 수놓아야 하리.

 

17.

人皆輕錦綉 남들은 수놓은 비단옷도 업신여기지만

儂重步兵衣 내게는 거칠게 짠 무명옷도 소중하다네

旱田農夫鋤 가문 밭에서는 농부가 호미질하고

貧家織女機 가난한 집 여인네는 베를 짜는 걸.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