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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마대 가득히 쓰레기를 채우고
오물장을 향하여 천천히 나아갑니다.
푸른 군복을 입은 지 한달여
그간 신병교육대에서 맡은 보직은
쓰레기 당번
달려드는 파리떼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아깨에 파고드는 마대자루의 날카로움
그러나 조금은 기쁘게 쓰레기를 멜 수 있음은
이 자루 안에는
냄새 나는 화장실 휴지와
떨어져 썩은 낙엽조각뿐 아니라
신병교육대 젊음들의 땀냄새
먼 이역을 향한 그리움
이젠 늦가을, 철원의 눈익은 풍경과
쓰레기 마대를 함께 맨 전우의 미소가 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려 힘겹게 걸아가지만
돌아올 때에는 이것들 가득히
곱게 글을 쓰듯 채울 것이 있습니다.
이 곳 어지러운 모순을 버려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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