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며 배우며/시 더읽기

옛 소설을 시로-2(김종삼과 윤동주)

New-Mountain(새뫼) 2016. 3. 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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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김 종 삼


심청일 웃겨보자고 시작한 것이

술래잡기였다.

꿈 속에서도 언제나 외로웠던 심청인

오랜만에 제또래의 애들과

뜀박질을 하였다


붙잡혔다

술래가 되었다.

얼마 후 심청은

눈 가리개 헝겊을 맨 채

한동안 서 있었다.

술래잡기 하던 애들은 안됐다는 듯

심청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 1969년 삼애사에서 발행한 십이음계




()

윤 동 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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