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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들의 땀과 함성만이 그득하던
철원, 깊은 산골에서
우리는 낯선 사람들을 보다.
제복을 입지 않고, 긴 머리 자랑하는
그리고 짧은 치마 아래 흰 종아리 눈부신
사람들, 저들은 사제인간
저들 치마속 향내 짙은 바람에
한순간 뭐가 올라오는 듯, 울컥울컥
인솔자의 구령을 듣지 못한다.
주위 웃으며 지나치는 사제 사람들
아, 이 세상에 우리밖에 없는 게 아니었구나.
저렇게 즐겁게, 자유롭게
웃으며 사는 사람들도 있었구나.
훈련병은 푸른 제복에 묻혀
바락 악을 쓰고 있는 제 존재를 찾아 낸다.
여기에 와 있는 까닭은
그리고 한 마디 말나눔 못하고
저들 곁을 스쳐가야만 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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