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89년~91년

나비에게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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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찢고 긴 시간도 찢고

핏물마냥 붉게 엉겨 붙은 철조망 너머

먼 이역의 땅을 향하여

노란 날개

 

지금 거센 비가 오고 있는데

나비는 두리번거리고 있다.

생각할 수 있는 이들은 이미 뵈지 않고

들꽃 한송이 피우지 못할 척박한 곳에

더 원시적일 수 없는 쇠붙이

게 의지한 이들 뿐인데도

두려움 없는 날개짓을 한다.

 

아아!

너는 엄청난 반역을 이루고 있구나.

살기 몰리는 차가운 총끝에 고이

두 날개를 접고

푸른 병정을 바라보는 명랑함이여

 

병정은 철조망 너머로 나비를 날려보내고

나비는 깊은 운무 헤치며 날아간다.

뜨거운 눈물 속에 자유가 사라질 때까지

병정도 함께 날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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