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유익함에 대하여 - 풀들, 뽑힌

New-Mountain(새뫼) 2014. 6. 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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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함에 대하여 -풀들, 뽑힌


아침 볕은 꽤나 따갑다. 어제는 비가 꽤 내렸다.

작정하고 나섰다. 풀을 뜯을 양이다. 

아직 화단은 젖어 있다.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풀들이 꽤나 자라 있다. 풀들이 아난 것 사이에서 무성하다.

그 풀들은 내가 심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풀이다.

내가 심은 것들은 따로 있다. 그것들은 풀이 아니다.

별로 자라지 못했다. 잘 자란 풀들 사이에서 움추리고 있다. 

내가 심은 것이다. 그래서 뜯어서는 안된다.

내가 심었기에 튼실하지 못하다. 그래서 돌봐주어야 한다. 


이젠 볕이 뜨거워졌다. 예로 나선지 꽤 되었다.

한쪽에 수북히 풀이 쌓였다. 그것들은 풀이다.

내가 뽑은 것이다. 풀이 아닌 것보다 더 푸르지만 뽑혀 있다.

풀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려졌다.

내 의도와 관계없이 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익하지 않다.

가차없이 내쳐졌다. 뜨거운 볕에 뿌리가 노출되었다.

축 늘어졌다. 어떤 것들은 벌써 시들었다.

한데 끌어모았다. 화단에서 아예 먼 곳으로 버리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 꽃 한송이가 보인다. 풀인데도 꽃을 피웠다.   


세상에나 꽃이라니.... 

그런데 가만, 

내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유익하다고 하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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