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어느 기자가 누구나 궁금해자히잠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는 용감무쌍한 질문을 던졌다.
"수학을 잘 하는 비결이 뭡니까?"
절마노프 교사가 순간 황당하나는 표정을 짓더니 농담으로 반격을 가했다.
"그런 거 알고 있으면 나 좀 가르쳐 주세요."
장내가 웃음바다로 변했다가 잠잠해질 무렵 젤마노프 교수가 진지한 어조로 덧붙였다.
"최대한 유행에 저항해야 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어야 합니다."
전공이 국어이지만, 또 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적어도 큰 녀석, 작은 녀석 수학은 내가 가르쳤다.
아니 좀 정확하게 말해보자.
큰 녀석 수학은 중학교 과정까지만,
작은 녀석은 이제 중학교 1학년이니까 역시 중학교 과정의 진행중이다.
국어선생인 애들 수학을 가르친다는 것.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알만하다는 약간의 자만심이 있었을 거다.
소싯적 수학에 대해 조금은 자신이 있었고
선생을 20여년 하다보니, 몰라도 아는 척, 정답 및 해설을 보고 떠들 수는 있게 된 것이다.
정 모르면 교무실에야 항상 수학 선생님들이 있기 마련이니,
문제 동냥을 하여 전달자 역할만 충실히 하면 되는 것이고,
그래서 딸애를 어영부영 가르쳤고, 그렇게 아들 녀석도 될 것 같았는데..
오늘 턱 막혔다.
아들 녀석의 질문?
"왜 마이너스에서 마이너스를 빼면 플러스야? 그것도 수학자들이 약속한 거야?"
그/것/도
녀석은 그렇게 말한다.
그러면 다른 것도 수학자들의 약속이 있었다는 말인가?
그 이야기를 누가 했을까?
중학교 수학교사가? 아니면 원리를 가르칠 재주가 없는 내가 무의식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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