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기묘년(1639) - 8월

New-Mountain(새뫼) 2022. 3. 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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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작은달

 

병술 초하루

비가 왔다.

형님의 성복제를 하시니 슬프며 다시는 못 볼 일을 생각하니 마음 아프기 그지없다.

며느리가 오니 내일 또 상복을 벗기는 하나 일가에 경사는 적고 매년 이러하니, 인간 세상은 하 거짓 것이니, 인간 세상에 얼마나 있으려, 괴로운 일이 이다지 많으니 죽기 도리어 즐거운 일이나, 가면 넋이라도 돌아오랴. 슬프다.

 

………………………………………………………………………

 

8월 16일

흐렸다.

새벽에 대궐에 문안 가셨다.

강의 논에 사람 넷이 가서 벼를 베어 찧으니 보통으로 한 섬이 조금 넘었다.

두륙이가 다녀갔다.

 

8월 17일

흐리고 비가 조금 왔다.

영감께서 새벽 문안 다니시느라고 편찮으신데 약 지으러 가시는 데에 식사를 보냈다.

어제 이형익에게 침을 맞으셨는데도 그러하시다고 하나 두렵다.

어제도 아침 식사를 보냈었다.

 

8월 18일

흐렸다.

대궐에 새벽 문안 가셨다.

신감역, 연기 원님, 두륙이, 이우경 모두 집에서 식사하였다.

어두워질 무렵에 비가 왔다.

 

8월 19일

비가 왔다.

새벽 문안 가셨다가 오후에 오셨다.

신감역이 오고 장남이가 소를 가져왔다.

 

8월 20일

비가 왔다.

대궐에 문안 가신 후 식사를 보냈다.

 

8월 21일

비가 왔다.

새벽에 문안 가셨다가 오후에 오셨다.

조진사댁이 다녀가셨다.

 

8월 22일

맑았다가 흐렸다가 했다.

대궐에 새벽 문안 후에 식사하셨다.

조감찰댁이 가시니 섭섭하다.

이홍진이 어두워질 무렵에 와 예닐곱 잔씩 잡수셨다.

 

8월 23일

밤에 비가 많이 왔다.

새벽에 문안하신 후에 마을에 가셔서 식사하셨다.

조사간이 와서 집에서 주무신다.

 

8월 24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을 가셨다가 식사하시고 오셨다.

채생원과 성서방이 저녁 먹은 후에 오셨다.

어디 가서 취하여 들어오셨다고 한다.

 

8월 25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셨다. 채생원이 주상께 숙배 드리러 가는데 함께 가셨다.

채생원은 아침 식사 후 문밖으로 나가셨다.

 

8월 26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신 후 오후에 나오셨다.

창골 댁의 기제사를 지냈다.

채생원이 아침 저녁 식사를 집에서 하였다.

 

8월 27일

맑았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신 후에 식사하셨다. 채생원은 집에서 주무시고 아침 식사를 하였다.

여산의 종들인 귀일이, 은동이 삼형제, 수필이 삼 형제 일곱이 형님 상구 모시고 광주에서 들어왔다. 젊으신 분이 가시니 섭섭한 마음이 그지없다.

연기 원님이 오셔서 취하여 가셨다.

사직골의 상자 오니 슬프기 그지없다

 

8월 28일

맑았다. 연기 원님이 주상께 숙배하고 와서 술을 일곱잔 잡수셨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부임하여 가니 섭섭함이 많다.

홍장령, 한홍길이 와서 술을 다섯 잔씩 잡수셨다. 병조판서가 오셔서 술을 두 잔 잡숫고 주인이 취하셨다.

 

8월 그믐날

맑았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신 후 아침 식사를 집에 와서 잡수시고 한성부에 좌기하셨다.

제천 신서방과 우태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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