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년(1639) - 7월

칠월 큰달 임신

 

병진 초하루

흐리다가 맑았다가 하였다.

김을 여섯이 가 매었다.

 

7월 2일

어제 어스름부터 비가 뿌리더니 밤중쯤에는 몹시 쏟아졌다. 아침과 오전에도 큰비가 왔다.

영감께서 주상의 거둥에 가시느라 낮쯤에 나가셨다.

 

7월 3일

맑았다.

식사 후에 주상의 거둥에 가 다녀오셨다.

밤에 도적이 들어 먹을 것을 궤에다 쓸어 가지고, 광에 채워 둔 약주 만들던 것 다 먹고, 함, 탕기, 주발, 퉁노구 두 개, 새옹 두 개와 막개, 행기 생의의 옷을 보따리에 싼 채 도적 맞았다.

 

7월 4일

맑았다.

새벽에 대궐에 문안 갔다가 다녀오셨다.

 

7월 5일

맑았다.

식사 후에 주상의 거둥에 가셨다.

 

7월 6일

맑았다.

양조모 기제사 지냈다.

새벽에 칙사 가는 데에 가 계시다가 떠난 후에 오셨다.

 

7월 7일

맑았다.

새벽에 대궐에 문안에 가 다녀오셨다.

 

7월 8일

맑았다가 저녁에 비가 왔다.

 

7월 9일

아침에 흐리더니 식사 후 종일 비가 왔다.

동교에 있는 이상 댁에 가셔서 취하여 들어오셨다.

이 밤에 곽란 증세로 편찮으셔서 잠을 못 주무셨다.

 

7월 10일

종일 비가 왔다.

곽란 기운으로 편찮으셔서 종일토록 누워 계셨다.

 

7월 11일

밤에 비가 많이 오고 아침에도 비가 오고, 온종일 큰비가 왔다.

 

7월 12일

새벽부터 비가 왔다.

 

7월 13일

아침에는 맑더니 오후부터 저물도록 비가 왔다.

한성부에 좌기하셨다.

문밖의 조카들이 들어왔다.

 

7월 14일

밤부터 아침까지 비가 왔다.

제사 때문에 새벽에 수향하셔서, 창의문 밖에 나가셨다.

강가 논에 어제부터 새 날리기를 하였다.

 

7월 15일

밤에 비가 오더니 종일 큰비가 쏟아졌다.

예제하신 후 이첨지 댁에 가실 때 약주를 가져가셨다.

이청송 댁에 가 잡숫고 취하여 들어오셨다.

 

7월 16일

이어 낮과 밤에 비가 왔다.

논에 물이 잠겼다고 하니, 두 논을 그렇게 수고하고 버리게 되었으니 그런 일이 없다.

이순이 소주를 한 병 가지고 와서 이청송을 전송하느라고 다들 취하였다.

 

7월 17일

종일 비가 왔다.

 

7월 18일

종일 밤낮으로 큰비가 왔다.

 

7월 19일

밤부터 오전까지 비가 많이 왔다.

증조모 기제사를 지냈다.

남도사가 아침에 왔다 저녁 무렵에 가셨다.

 

7월 20일

맑았다.

한성부에 좌기하신 후 홍우윤 댁에 가셔서 이 진주를 전송하시고는 따라갔던 영안위와 함께 그 댁에 가셔서 반쯤 취해 저물게야 들어오셨다.

유평강이 주상께 삼가 감사를 올렸다.

 

7월 21일

맑았다.

내의원에 좌기하셨다.

유가평이 가셨다.

 

7월 22일

맑았다.

 

7월 23일

오후에 소나기가 왔다.

경연에 들어가셨다.

 

7월 24,25일

맑았다.

 

7월 26일

맑았다.

정웅청이 와 다녀가셨다.

호조판서 댁에 가셔서 취하셨다.

 

7월 27일

맑았다.

조감찰이 저녁때에 와서 집에서 잤다

 

7월 28일

아침에 안개가 끼었다.

그저께 덕경이가 왔다. 전에 받았던 개령 이경의의 무명베 여든 세 덩이와, 제가 농사 지은 열 섬을 베로 대신하여 열한 배로 가지고 왔다.

오후에 맏형님의 부음이 오니 그지없고 슬픔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동생님네들도 다 없으시니 이제는 내 차례 같으니 자식도 없는 처지에 시절은 어수선할지라도, 영감 평안하실 때 어서 죽기가 소원이나 다시 못 나올 곳이니 한편으로는 슬프다.

이날 내의원에 좌기하셨다.

 

7월 29일

맑았다 흐렸다 하였다.

조감찰과 남도사가 와서 다들 그에서 식사하였다.

여주 며느리의 생일이라 잔만 부어놓았으나 아니 슬픈 일이 없다.

 

7월 그믐날

아침에 흐리더니 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