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기묘년(1639) - 9월

New-Mountain(새뫼) 2022. 3. 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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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작은달 갑술

 

을묘 초하루

맑았다.

사직골 상자가 나갔다.

조감찰이 들어왔다. 채생원이 왔다가 아침 저녁을 집에서 먹고 나가셨다.

영감께서 새벽에 문안하신 후에 한성부에 좌기하셨다.

신서방이 아침과 저녁을 집에서 먹었다.

 

9월 2일

맑았다.

새벽 문안하신 후 나오셔서 침 맞으셨다.

남중명이 광주에서 오셨다. 신서방이 갔다.

채생원이 아침 저녁을 먹은 후 나가셨다.

 

9월 3일

맑았다.

새벽 문안 가셨다가 늦게야 나오셨다.

 

9월 4일

맑았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신 후 약 지으시고 식사 후에 오셨다.

조감찰이 와 다녀갔다.

 

9월 5일

맑았다.

새벽 문안하신 후 한성부에 좌기하시고, 청배 목승지와 함께 이정자 댁에 가셨다가 취하여 들어오셨다.

 

9월 6일

맑았다.

새벽 문안 가시고, 식사 후에 두못개에 가셔서 부모님 신주 모시고 오셨다. 그 집안의 신주가 다 이리로 오시니 모두 함께 차례를 지냈다. 신주가 오시니 마음 든든하고 반갑다.

엄성구, 이상구, 정화제에게 모두 무명베를 한 필씩 주었다. 하인들에게는 술을 먹였다. 박삼재댁, 이정자댁, 연양군 댁께서 다들 술을 한 동이씩 하여 보내 주셨다.

기춘이의 모녀가 공목 네 필을 하여 왔다.

 

9월 7일

맑았다.

날이 채 밝기 전에 강릉부사 가는 데 보러 가셨다.

 

9월 8일

맑았다.

새벽 문안 가셨다.

채별좌가 식사하셨고, 허진사와 박장원이 다녀갔다. 하인들에게 술을 먹였다. 박진사에게는 베 반 필을 주고 허진사에게는 쌀을 다섯 되 주었다.

민응경의 세 아들이 진사가 되어 왔기에 무명베 한 필을 주고 하인들은 술을 먹였다.

바리오지 생원이 광주로 갔다.

 

9월 9일

맑았다.

시사 지냈다. 사직골 부모님께 차례 지냈다.

오늘 정사에서 영감께서 또 대사헌에 임명되시니 내 생각에도 은혜가 매우 깊고 크다.

어두워질 무렵에 이후기 씨 댁에 가셔서……

 

9월 10일

맑았다.

대사헌 되신 데 대하여 주상께 숙배하시고 의금부에 죄인 신문하는 데 가셔서 저물도록 계시다가 오셨다.

조감찰이 어제 광주로 갔다가 오늘 왔다.

 

9월 11일

맑았다.

새벽에 대궐에 다녀서 의금부에 가셨다가 들어오셨다.

 

9월 12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신 후에 의금부에 좌기하셨다.

오라버님께서 오셨다.

영감께서는 저녁때에 나오셨다.

 

9월 13일

맑았다.

새벽에 주상께서 거처를 옮기시는 데 들어가셨다.

두림이가 광주로 치전을 차려서 나갔다.

 

9월 14일

맑았다.

대궐에 새벽에 문안하신 후에 의금부에 좌기하셨다가 사헌부에 좌기하신 후 저물 때에 돌아오셨다.

산희가 갔다.

 

9월 15일

맑았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신 후에 의금부에 좌기하셨다가, 형님의 반혼에 마중 가셔서 이판서 댁에 가 약주 잡숫고 밤들어서야 오셨다.

형님을 다시 못 뵈올 일과 신주가 들어오시니 슬픔이 그지없고, 내가 인간 세상에 있을 날도 오래지 아니할 듯싶으니, 인간 세상에 얼마나 더 있을 것은 아니로되, 하 거짓 것이니 슬픈 감정이 그지없다.

다만 큰 몸이 태산 같으시니, 내 슬프지는 아니하나, 이렇게 병이 많고 품은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니, 죽은 자식들 생각하기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고 인간사가 속절없는 한뿐이다.

 

9월 16일

맑았다.

새벽 문안하신 후에 의금부에 가셨으니, 죄인들을 죽일 사람은 죽이고 멀리 귀양 보낼 사람은 멀리 유배 보내니 무섭다.

 

9월 17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시고 약방에서 약을 지으시느라고 늦게야 들어오셨다.

이열 씨가 와서 스무 나흘 날에 들어오라고 하시고 가셨다.

 

9월 17일

맑았다.

새벽 문안하셨다.

종들은 나가서 자고 오늘 갔다.

 

9월 18일

맑았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셨다.

중소가 수원으로 갔다. 어제 중명이가 광주에서 왔다가 저녁 식사 후 갔다.

염득이의 어미가 강동댁의 신부례에 다녀왔다.

 

9월 19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신 후에 오전까지 내의원에 계셨다.

오라버님이 다녀갔다.

 

9월 20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신 후에 내의원에 좌기하셨다.

수원의 선탁이와 대복이가 공을 하여 왔다.

이날 밤에 임장령과 이담양이 밤늦게 와 다녀가셨다.

권도께서 약주를 두 잔 잡수셨다.

 

9월 21일

맑았다.

새벽에 대궐에 피혐으로 들어가셨다.

 

9월 22일

맑았다.

새벽 문안하신 후 늦게야 오셨다.

채별좌와 조감찰이 와서 약주를 한 잔씩 하시고 저녁을 먹은 후에 갔다.

혜아가 침을 맞았다.

 

9월 23일

맑았다.

대궐에 가서 피혐하신 후에 오셨다.

한임천, 변삼근과 혜진이 와서 술을 세 잔씩 잡수셨다.

어두워질 무렵에 조정자가 와서 술을 세 잔 잡수셨다.

 

9월 24일

맑았다.

조감찰이 들어와서 집에서 잔다. 중명이도 왔다. 어두워질 무렵에 남참봉이 와서 집에서 자고 새벽에 갔다.

 

9월 25일

사직골 부모님께 시제를 올렸다.

채별좌가 와 다녀가셨다. 감찰이 나갔다.

 

9월 26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신 후 담양 원님 이후기 씨를 전송하느라 한평군, 정의령, 임장령, 효달, 안에서 모르는 손님, 합해서 모두 여섯 분이 다 취하셨다.

중소의 아내가 왔다. 이날이 내 생일이라 자식 생각하는 마음이 그득하니 무슨 일엔들 아니 서러우며, 잊은 적이 있으랴.

옛날 내 앞에 붙어 있어 스무날께부터 먹을것을 하여 주고 아침저녁으로 술 부어 주면서 먹으라고 하던 일이 한 꿈이 되니, 가슴을 태우며 서러워하며, 저녁때에 오라버니와 감찰과 이한 씨 형제가 와서 잔을 잡아 나에게 술을 한 잔씩 먹이니 슬픈 마음이 더욱 많았다.

 

9월 27일

맑았다.

새벽 문안하셨다.

이 날도 예닐곱 분이 와서 약주 잡수셨다.

 

9월 28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셨다.

조감찰 댁에서 약주와 안주와 떡을 많이 많이 하여 와, 밖의 여덟 분이 모이셔서 안에서 내어간 음식으로 다 취하셨다.

 

9월 29일

맑았다.

새벽에 문안하셨다.

오라버님이 가셨다.

손님이야 그칠 사이가 있으며 약주 아니 자실 리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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