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기묘년(1639) - 5월

New-Mountain(새뫼) 2022. 3. 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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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큰달 경오

 

정사 초하루

맑았다.

명패 받고 새벽에 대궐에 들어가셨다가 내의원에 좌기하신 후에 오셨다.

남참봉와 다섯 잔 잡수셨다. 오늘 지하일 씨가 왔다.

여섯 명이 김매었다.

 

5월 2일

맑았다.

사헌부에 좌기하셨다.

조진사댁이 다녀가시니 오 년 만에 난리 후에 만나니 그지없이 반가웠다.

김을 여섯 명이 가 초벌은 다 매었다.

 

5월 3일

아침에 흐리다가 늦게 개었다.

광주로 제물이 갔다.

사헌부에 좌기하셨다.

 

5월 4일

맑았다.

정뇌경의 성복제에 다녀오셨다. 그 집의 처지를 생각하니 가슴 아프기 그지없다. 내 집에서 죽는 자식은 그래도 한이나 없거니와, 그 집의 설움에 어찌할 바를 몰라 눈물 흘린다.

사돈인 이첨지가 와서 다녀가셨다. 남도사도 와서 다녀갔다.

내의원에 좌기하신 후 경연하시고 저문 후에 들어오셨다.

 

단오

맑았다.

내의원에 약을 가지러 가셨다.

남도사가 와서 다녀갔다.

 

5월 6일

맑았다.

배오개에서 신부례를 하시니 천모가 갔다 왔다.

오후에 사직골에서 주상께서 몸소 지내시는 기우제 때문에 거둥하셔니 거기 가셨다.

아침에 연양군이 와서 다녀가시고 남용안이 와서 술을 두 잔 잡수셨다.

 

5월 7일

맑았다.

주상의 나들이에 가셨다가 아침에 오셨다.

남참봉이 와 다녀갔다.

초엿샛날부터 삼개의 논에 사람 다섯씩이 들어 두벌째 김을 매었다.

오후에 배오개에 다녀오셨다.

 

5월 8일

흐리고 비가 왔다.

김을 다섯 명이 매었다.

 

5월 9일

아침에 비가 오다가 밥 먹은 뒤에 개었다.

사람 다섯이 김매었다.

남참봉, 남주부, 강임실이 와서 다녀갔다.

 

5월 10일

맑았다.

연양군이 와 다녀가셨다.

김을 다섯 명이 매었다.

 

5월 11일

맑았다.

경연에서 조강하신 후 사헌부에 좌기하셨다.

 

5월 12일

맑았다.

오후에 홍서의 반혼에 가셨다.

어제 오늘 김을 네 명씩이 가서 매었다.

 

5월 13일

흐리다가 오후에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오늘 김을 여섯 명이 매었다.

오후에 피혐하셨다.

 

5월 14일

가끔 흐리고 종일 비가 왔다.

김을 다섯 명이 매었다.

 

5월 15일

아침에 비가 왔다.

산희가 당진으로 갔다.

김을 일곱 명이 매었다.

술시에 월식이 시작되어 밤들도록 했다.

오늘 대사헌을 그만두시게 되니 시원하다.

 

5월 16일

아침에 흐리다가 늦게 개었다.

김을 일곱 명이 매었다

 

5월 17일

맑았다.

주상께 숙배하신 후에 내의원에 좌기하셨다.

김을 일곱 명이 매었다.

이덕천이 와 다녀가셨다.

 

5월 18일

맑았다.

김종일이 귀양가는 데 가보러 아침 식사 전에 가셨다.

김을 여덟 명이 매러 갔다.

 

5월 19일

맑았다.

김을 아홉 명이 매러 갔다.

 

5월 20일

아침에 흐리다가 늦게 개었다.

김을 아홉 명이 매었다.

어두워질 무렵에 흐리더니 삼경쯤에 비가 시작하여 많이 왔다.

 

5월 21일

맑았다.

시사 지냈다.

새벽에 비가 조금 그쳐서 아침에는 흐렸다.

아홉 명이 김매었다.

상자를 데리러 세룡이가 수원으로 갔다.

번인 이득인이 어제 왔다가 오늘 갔다. 무명베 열여섯 덩이를 하여 왔다.

 

5월 22일

흐렸다.

며느리가 오니 반갑고 마음 든든하다.

정뇌경의 상사가 온 왕십리에 가 다녀오셨다. 저녁때에 수원 상자가 오니 난리 후 부모의 상을 만난 후에 처음 보니 반갑기가 그지없다. 중소도 왔다.

김을 아홉 명이 매었다.

정뇌경과 남주부 양어머니 상사에 무명베 두 필을 부조하였다. 남두추 씨의 양어머니가 스무날 해미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5월 23일

가끔 맑았다가 가끔 흐렸다.

김을 아홉 명이 매었다.

 

5월 24일

가끔 맑고 가끔 흐렸다.

이후기 댁에 가셔서 술이 조금 취하여 들어오셨다.

남도사가 와 다녀갔다. 남신길도 왔었다.

김을 아홉 명이 매었다.

밤중쯤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5월 25일

아침에 비가 오더니 종일 비가 왔다.

김을 아홉 명이 매러 가서 마저 매었다.

 

5월 26일

가끔 흐렸다.

저녁때에 조감찰댁과 성서방댁이 들어오셨다.

창골 며느리의 생일 다례를 지냈다.

남도사와 남참봉도 왔다.

 

5월 27일

맑았다.

 

5월 28일

맑았다.

김을 세 벌째 여덟 명이 매었다.

감찰댁과 성서방댁이 다 나가시니 섭섭하다.

 

5월 29일

맑았다.

김을 여덟 명이 매었다.

신시쯤 되어 비가 많이 오더니 어두워질 무렵까지는 가랑비가 왔다.

 

5월 그믐날

흐렸다.

새아기가 가니 섭섭하고 그 방이 비니 그지없이 마음이 언짢다.

아기가 있을 적에는 마음 든든하더니 가고 나니 섭섭하기 그지없다.

김을 여덟 명이 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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