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기묘년(1639) - 4월

New-Mountain(새뫼) 2022. 3. 3. 08:05
728x90

사월 작은달 기사

 

무자 초하루

흐렸다.

영유 현령 신단과 저동에 사는 유대화가 와서 약주를 조금 잡수셨다.

남참봉이 와서 서너 잔 잡수셨다.

 

4월 2일

흐렸다.

식사 후에 홍득일 댁에 가 몇 잔 잡숫고 오셨다. 이정규 씨가 와서 두 잔 잡수셨다.

애남이네가 왔다.

 

4월 3일

바람이 몹시 불고 큰비가 왔다. 밤중쯤에는 소나기같이 오다가 아침에는 흐렸다.

한원부원군이 다녀가셨다.

오후에 비가 왔다.

남참봉이 와서 술을 네 잔 마시고 저녁을 먹은 후에 가셨다. 홍승지 댁에 가셔서 술을 조금 하시고 최감사 댁에 다녀오셨다.

 

4월 4일

맑았다.

경상감사가 오늘 사은숙배하셨다.

청배에 가서 주무신다고 하시면서 오이 안주 하여 가셔 홍동지 반혼에 가 보러 나가셨다.

어둡게야 들어오셨다.

 

4월 5일

맑았다.

천계의 제삿날이라 제사를 지내니 어찌 …… 일찍 죽어서 이리 내 간담을 태우는가?

내 나이 벌써 육십육 세요, 우리 부부가 함께 산 지 사십구 년이라. 자식이 하나라도 있으면 우리 일이 무던할 것이로되 매양 두렵고 무서우니 매일 죽어지이다 축원하노라.

오늘 주강에 들어갔다 나오셨다.

 

4월 7일

맑았다.

문밖의 조카들이 어제 다녀갔다. 성서방이 문밖으로 나갔다.

내의원에 좌기하셨다.

 

4월 8일

맑았다.

사도시에 좌기하셨다.

관등날이라도 기운도 좋지 않아 하시고, 아무도 없으니 마음이 무료하여 혼자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 잤다.

 

4월 9일

맑았다.

장을 마저 담그고 천남이의 약 비비기에 온 의녀 다섯에게 밥하여 먹였다.

 

4월 10일

맑았다.

한성부에 좌기하셨다.

어제부터 감기인지 머리가 아프니 민망하다.

 

4월 11일

맑았다.

유생원댁이 와 계시다가 저녁때에 가셨다.

내의원에 좌기하셨다.

 

4월 12일

맑았다.

이경직과 고양의 이충위가 오셨다. 이지사께서 약주를 예닐곱 잔씩 잡수신 후 취하여 가셨다.

 

4월 13일

맑았다.

중소의 아내가 오니 슬프고 설운 정이 그지없으나, 인물이 하도 고우니 기쁘고 든든함도 그지없다. 그 방에 와 있으니 죽은 자식들이 있는 듯 반갑고 기쁘나 나의 정경이 어떠하랴.

나 하나 매일 병 가운데 있으니 사람 일을 알지 못하여 바삐 데려다가 보니 제사와 치가는 할 만한 아이이니 내 죽는 것이 어떨꼬. 조금도 염려할 것이 없으니 기쁘기 그지없다.

문밖의 조카들이 어제 다 들어왔다. 서참봉과 이충위가 와서 음식을 잡수셨다.

 

4월 14일

맑았다.

새아기는 집에 있다.

요사이 계속하여 머리가 몹시 아프고 열이 많이 나니 민망하다.

 

4월 15일

맑았다.

땀을 많이 내니 조금 나은 듯하나 종일토록 누워 있었다. 며느리를 데려다가 보니 하도 단정하고 우아하며 온갖 인사가 부족한 데가 없으니 기쁘기가 가득하다.

남두첨과 이순 씨가 와서 술을 취하도록 잡수셨다.

저녁때에 며느리가 가니 섭섭하다. 하도 정을 표하지 못하여 줄 것이 없으니 노비 스물을 기쁘고도 슬픈 정에 주어 보냈다.

 

4월 16일

맑았다.

다시 열이 나며 앓으니 민망하다.

 

4월 17일

맑았다.

동막 논에 새 사람이 가 김매기 시작하였다.

모화관의 활쏘기 대회에 시관으로 아침 식사 후 가셔서 저물게야 들어오셨다.

 

4월 18일

양조부 기제사를 지냈다.

맑다가 가끔 흐렸다.

사람 넷이 논에 김을 매러 갔다.

신경 씨가 다녀가셨다.

 

4월 19일

흐렸다.

경연 주강을 하신 후에 동대문밖 이정승 댁에 약주 세 병, 위어 한 두름 가져가셨다.

문밖에서 조생원이 들어왔다.

동교에 가 크게 취하여 들어오셨다.

김매러 네 명이 갔다.

 

4월 20일

맑았다.

요사이 가뭄이 심하니 또 가난이 근심이다. 넷이서 삼개에 있는 논에서 김을 마저 매었다.

맏생원은 가고 성서방은 들어왔다.

한성부에 좌기하신 후에 며느리에게 가 보시고 취하여 들어오셨다.

 

4월 21일

맑았다.

동막 논에 사람 네 명이 갔다. 안동 방골의 이첨지가 오셨다. 첨지 이현 댁에 가서 위로하시고, 이리로 와 여섯 잔씩 잡수셨다.

생원 신경과 장참봉이 와서 집에서 식사하였다. 장대생은 집에서 잤다. 성서방이 나갔다.

 

4월 22일

맑았다.

기운이 시원하지 못하여 머리가 매일 아프니 평생의 고질병인가? 죽는 것은 잠깐도 염려가 없으나 기운이 하 매양 이러하니 내 몸이라도 서글프고 너무 심하다.

오늘 정사에서 또 대사헌에 임명되시니, 한성부는 일만 많고 하도 구설이 많으니, 물러나게 되어도 시원하나 대사헌은 더 심하다.

네 명이 김을 매었다.

감찰이 나가니 섭섭하다.

 

4월 23일

흐리고 비가 조금 왔다.

어제 장대생이 집에서 식사한 후에 갔다. 쌀 한 말을 보냈다.

오늘은 다섯 사람이 김을 매러 갔다.

참판 박황이 와서 술을 다섯 잔씩 잡숫고 또 전창군이 와서 두 잔 잡수셨다.

밤을 새우셨다.

 

4월 24일

맑았다.

대사헌 임명에 대한 숙배를 드리신 후 내의원에 좌기하시고, 아침 식사 후 사헌부에 좌기하셨다.

이첨지가 와 보고 술을 두 잔 잡숫고 가셨다. 사람 여섯이 김매러 갔다.

바리춘이가 오늘부터 들어왔다.

 

4월 25일

흐렸다가 가끔 개었다.

사헌부에서 상회례를 하러 좌기하신 후에 풍령군 댁에 가서 술을 조금 잡수시고 또 집에 오셔서 전창군과 네 잔씩 잡수셨다.

저녁때에 흐려져서 어두운 무렵에는 천둥이 치고 밤중쯤 되어서 비가 왔다.

김을 다섯 명이 매었다.

 

4월 26일

아침에 흐렸다.

연양군이 와 다녀가셨다.

사람 여섯이 김매러 갔다.

사헌부에 좌기하셨다가 피혐하셨다.

남참봉이 여산에 갔다가 와서 집에 계신다.

전준민이 술을 세 잔 먹었다. 저문 후에 이첨정이 와서 다녀갔다.

여산의 종들 사는 것을 보러 갔던 종들이 돌아왔다.

 

4월 27일

맑았다.

남참봉과 조감찰이 왔다.

사람 다섯이 김매었다. 오늘 바리춘이에게 말미를 주고, 중소가 수원으로 갔다.

한비장이 포천에서 왔다.

 

4월 28일

맑았다.

새벽에 명패를 받고 대궐에 가셨으나, 또 좌기를 하시고 피혐하셨다.

사람 다섯이 김매러 갔다.

 

4월 29일

맑았다.

사람 다섯이 김매러 갔다.

남도사가 진위로부터 와서 다녀가셨다.

 

 
728x90

'고전총람(산문) > 병자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묘년(1639) - 6월  (0) 2022.03.03
기묘년(1639) - 5월  (0) 2022.03.03
기묘년(1639) - 3월  (0) 2022.03.03
기묘년(1639) - 2월  (0) 2022.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