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기묘년(1639) - 2월

New-Mountain(새뫼) 2022. 3. 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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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작은달 정묘

 

기축 초하루

아침에 눈발이 뿌리다가 식후에 개었다.

 

2월 2일

흐리고 비가 왔다. 조창원과 성진창이 와서 집에서 식사하였다.

정선징이 문안을 드리거늘 보니 반갑고 슬프다.

 

2월 3일

맑았다.

윤청안의 발인이 있었다.

오늘 감시를 보러 과거 시험장에 성서방이 들어갔다.

창원이가 제 누님을 데리고 장단으로 간다고 왔다가 식사를 하고 가니, 그 일가 일이 망극하다.

 

2월 4일

종일 비가 왔다.

충이와 일봉이가 적성으로 콩을 실으러 갔다.

 

2월 5일

밤새워 비가 왔다.

판윤 벼슬을 내리시니 주상께 숙배하셨다.

아침에 비가 왔다.

판사 홍편상의 치전을 하였다.

 

2월 6일

맑았다.

남도사, 남참봉 형제가 다 모였다.

중명이는 저녁 식사 후에 갔다.

 

2월 7일

맑았다.

충이가 적성에 갔다가 콩을 실어 왔다.

중명 씨가 여산으로 간다고 저물게야 왔다가 하직하고 갔다.

 

2월 8일

맑았다.

석전제에 초헌관으로 가시니, 대기라 하고 못한다 하였으나 어쩔 수 없어 들어가셨다. 경연관으로도 청하는 글이 오니 못 견딜 것이로다.

오늘 홍판사의 발인이 있으니 그런 일이 없다.

 

2월 9일

대기 지냈다.

유생원이 와서 제사에 참례하신 후, 영감께서 석전제를 지내시고 새벽에 나오셨다.

어두워질 무렵에 덕산 김서방댁의 부음이 오니 그런 놀라운 일이 없다. 이달 초엿샛날 죽었다고 하니 젊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가? 내 마음은 접어두고 삼등댁 아우님 마음을 생각하며 그지없이 서러워한다.

오래도록 못 잊어 하시더니, 내 마음이나 그 동생님 마음이나 그지없으나, 그 동생님은 여섯 아드님이 계시니 나와 같으시랴.

 

2월 10일

맑았다.

새벽에 김생원에게 가 보시고, 또 용산의 남참의 부인의 상구 온 데 다니시고, 청파의 목지 형제를 보시고 들어오셨다.

 

2월 11일

맑았다.

여주의 윤서방이 와서 아침 식사를 하였다.

 

2월 12일

맑았다.

김서방댁의 성복제에 도사와 참봉이 와서 여기서 지냈다. 젊은 사람들은 어찌 죽어가는가, 제 사촌들이나 만나보는가. 슬프기 그지없다.

어디 가서 혼령들이 어버이를 그리워하는가? 새로이 서러워하노라.

 

2월 13일

맑았다. 이참봉이 오늘에야 해남으로 갔다.

조창원이 제 누님을 장단에다 데려다주고 와서 충주로 갔다.

 

2월 14일

맑았다.

아침식사 전에 윤생원이 와서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였고, 어제 신감역이 와서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어두워질 무렵에 감찰댁이 요시니 반갑다.

닭이 울 무렵에야 잤다.

 

2월 15일

맑았다.

두림이가 과거를 보았다. 가는 대와 육량전은 하나씩 넘겼다. 반은 합격한 셈이다.

감찰과 성서방이 성문밖에서 왔다.

 

2월 16일

맑았으나 밤에는 바람이 불었다.

두림이가 혁과 편전을 못 넘기니 섭섭하다.

중소가 수원으로부터 왔다. 신감역이 집에서 아침밥과 저녁밥을 먹었다.

 

2월 17일

맑았다.

감찰댁이 새벽에 나가셨다.

조생원댁이 당진으로부터 오셨다고 한다.

심사 일에 남온성이 열나흩 날에 와서 약주를 여섯 잔씩 잡수셨는데. 전송하셨다. 십육 일에 남온성이 가시는 데 가 보신다고 동교에 오이 안주를 준비하여 가시더니 취하여 들어오셨다.

 

2월 19일

시사 지냈다.

요사이 계속하여 신감역이 아침저녁 식사를 집에서 한다. 어제 도사와 조생원이 와 다녀갔는데 집에서 식사하였다.

저녁에 정양필 댁에 가서 취하여 들어오셨다.

 

2월 20일

아침에 흐리더니 늦게 비가 와 종일 왔다.

한성부에 나가셔서 좌기하셨다.

신감역이 어두워질 무렵에 와 집에서 잤다.

밤 새워 비가 왔다.

 

2월 21일

아침에는 흐리고 비와 눈이 오더니 늦게는 개었다.

남창봉과 남두추씨가 와서 술을 두 잔씩 잡수셨다.

신감역이 집에서 식사하였고, 남참의를 만나보러 가셨다가 취하여 들어오셨다.

도사가 식년시 초시에서 4등을 하니 기쁘다.

 

2월 22일

맑았다.

남도사가 와서 다녀갔다.

성서방이 와서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아침에 창원이가 제 아내를 데려다가 문밖에 두고 와서 아침 식사 후에 나갔다.

 

2월 23일

밤에 비가 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와 눈이 있다.

경연 주강 들어가셨다가 거기서 바로 내의원에 가셔서 좌기하셨다.

두륙이가 덕산으로 간다고 하면서 다녀갔다

성서방은 집에 있다. 어제 남참봉이 와서 다녀갔다.

 

2월 24일

아침에 눈이 조금 왔다. 종일 흐리고 비가 왔다.

아침 식사 후에 내의원에 좌기하셨다. 창화가 왔다.

 

2월 25일

흐렸다.

어제 충주에서 벼 아홉 섬이 왔다.

오늘 남참의 댁 치전을 용산에 가서 하였다.

조생원과 성서방이 문밖으로 나갔다.

 

2월 26일

맑았다.

그 댁의 발인이 있었다. 장의골 참봉댁이 오시니 아기네와 모두 반갑다.

오늘은 한성부에 좌기하셨다.

 

2월 27일

맑았다.

정순천 전송하시느라고 홍승지, 신감역과 합술을 잡수시고 주인도 취하시고 손님도 퍽 취하여 가셨다.

 

2월 28일

맑았다.

어제 저녁 때 장의골 참봉댁이 가셨다. 참봉도 다녀가셨다.

저녁때에 축이와 산희가 전라도에서 공을 받아왔다.

 

2월 그믐날

맑았다.

급료를 타러 갔다.

목지의가 와서 약주 한 잔을 잡수시고 즐거워하셨다.

어제 이이천이 다녀갔다. 도사도 다녀가셨다.

홍승지 댁에 가서 조금 취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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