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무인년(1638) - 6월

New-Mountain(새뫼) 2022. 3. 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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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큰달

 

6월 초하루

맑았다.

월탄에서 자고 떠나니, 홍판사가 전송하시고, 하도 기뻐하시며 곡진히 돌보아주시니 감격스러웠다. 밥 먹은 뒤에 배로 내려왔는데 또 술을 가져와 먹이시고 배가 떠나가도록 높은 곳에 올라서서 보고 계시니 배에서 바라보고 계시니 그지없이 고마웠다.

여주의 배애에 와서 잤다.

 

6월 2일

아침에 흐리다가 식후에 비가 왔다.

두못개에 배가 닿아, 두림이와 한유달과 남두성이 배에서 나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가까스로 배에서 내려 신주를 모시고 집에 들어오니,

영감을 뵈옵고, 일가가 모였으니, 기운이나 그만하여 계시니 온 집안에 이런 경사가 없으나, 육 년 만에 내 집에 돌아오니 아기네 있던 곳의 종적을 보는 듯하니 반갑고도 서러운 정을 어디다 비교하리.

요사이는 하도 주위가 번잡하여 기록하지 못하겠다.

 

6월 11일

맑았다가 오후에 소나기가 왔다.

임효달 판사가 약주를 가져왔다. 손님네들이 모이시고, 신감역과 이찰방이 오셔서 주무셨다.

 

6월 12일

맑았다.

두림이가 문의로 갔다.

 

6월 13일

남주부가 왔다.

주위가 어수선하여 다 기록하지 못하였다.

 

6월 16일

맑았다.

영안위, 한형길, 조흥해, 이도사가 장과 소주 한 병을 가져와 잡숫고, 집에 있는 술로 이어서 잡수셨다. 남주부 형제도 들어와 보고 가셨다.

 

6월 17일

맑았다.

상주에서 맏생원과 판관이 오셨다.

이사이 일들은 다 기록하지 못하겠다.

 

6월 21일

의주댁 형님의 편지를 그곳 사람이 가져왔다.

요사이는 하도 주위가 어수선하여 기록하여 두지 못한다.

계속하여 날씨가 맑고 몹시 덥다.

 

6월 25일

비가 왔다.

할머니 생신 다례 후에 손님네 대여섯 분 오셔 잠시 술을 드셨다. 성참봉과 이찰방이 와 주무셨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6월 26일

비가 왔다.

조흥해, 임판사, 이배원, 모두 여섯 분이 약주 잡숫다가 밤 든 후에 가시고 이찰방과 성참봉은 집에서 주무신다

 

6월 27,28일

맑았다.

손님네들이 종일 오시니 못 다 기록하다.

 

6월 29일

맑았다.

행랑방에 구들 놓았다.

 

6월 30일

맑았다.

집 뒷터에 방아를 걸었다.

그믐날 박진사가 간성으로 갔다.

진위에서 감찰이 며느리와 오니, 난추가 오기를 고대하고 계시던 나으리가 와서 다녀가셨다.

중소가 장릉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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