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정축년(1637) - 4월

New-Mountain(새뫼) 2022. 2. 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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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작은달 을사

 

경자 초하루

맑았다.

남진사댁이 계성에서 오시니, 그 사이에 떠났다가 만나니 반갑다.

저녁 먹은 후에 닭잣골로 넘어가셨다.

 

4월 2일

맑았다.

이진규가 넘어와 보고 갔다.

남감찰이 진위로 간다고 다녀가시다.

박진사와 일봉이가 서울로 가니, 심양으로 보낼 모시 철릭, 모시 겹옷, 홑옷, 겹바지와 적삼, 속옷, 누비 베오라기, 버선을 보자기에 싸고, 후복이의 겹옷과 적삼을 하여 가지고 갔다.

 

4월 3일

맑았다.

이열 씨가 임천으로 가는 길에 다녀가셨다.

진사와 두륙이와 중소와 두림이가 앞 내에서 천렵한다고 모였다.

 

4월 4일

맑았다.

이보덕 행차에 갔던 종 회배가 돌아왔기에 평안히 가셨다는 기별을 듣고, 남생원에게 하신 편지와 종들에게 보낸 패자를 하셔서, ‘일가 행차 가는 곳에 곡식들을 모아서 굶지 않게 하라.’ 하신 글씨를 보니 적이나 시원해하노라.

남생원 형제와 진사 형제가 와서 조용히 이야기하다가 넘어가셨다.

 

4월 5일

맑았다.

천계의 기일이라 제사를 지내니, 더욱 가여워하노라.

 

4월 6일

맑았다.

서울 갔던 종들과 막개가 왔다. 기춘이가 맡았던 관디 함은 잠가두었더니 그대로 있고, 농에 있던 것들은 다 보자기에다 쌌다고 하더니, 핫옷 열여덟 벌과 명주 두 필이 없고, 개지가 맡았던 짐은 저희 집 창고에 두었다고 하더니 하나도 없고, 그런 농에 넣은 것과 방에 넣어둔 함지를 다 잃어버리니 그런 일이 없다.

일가들이나 무사하고 영감이 평안히 다녀 나오시기만 밤낮으로 원하며, 그런 짐이나 강도에게 간 내 농에 가득 넣은 것 중에 가는 것으로 웃옷, 겹옷 합쳐 육십여 가지나 잃었지마는, 곡식이나 그 밖의 것이나 생각도 없다.

송감사 별실이 와 보고 갔다. 홍천댁도 와 보시고 임천 서방 상업이도 일부러 와서 보고 갔다.

 

4월 7일

흐렸다.

닭잣골로 넘어와 의주댁 형님 뵈옵고, 모두 만나 보니 그지없이 반갑다. 거기서 잤다.

 

4월 8일

흐렸다.

삼등댁 아우님과 진사댁 다 모이셨다. 거기서 잤다.

 

4월 9일

목도사가 남원에서 오셨기에 만나보고, 삼등 댁에 다녀서 형님 계신 곳에 다녀 뵙고, 천남 어미의 기별 듣고 넘어가니 벌써 유시에 아이를 낳았다 하더라.

 

4월 10일

흐렸다.

충이는 금산으로, 축이는 임실로, 의봉이는 함양으로 갔다.

갓난아이를 보니 얼굴이 영감을 닮은 곳이 많고, 저리로 가서 적막할 제 아이를 보니 가여워하노라. 

 

4월 11일

맑았다.

 

4월 12일

바람이 불었다.

두필이가 왔다. 두경이의 아들이 죽었다 하니 놀랍다.

 

4월 13일

밤에 비 오고 바람이 불었다.

두필이가 김제로 가거늘, 수야를 딸려 보냈다.

 

4월 14일

맑았다.

충이가 금산에 갔다가 다녀오니, 오라버니의 편지를 보게 되니 반가움이 많다.

쌀 다섯 말, 메조 다섯 말, 팥 두 말, 참깨 한 말, 꿀 두 되, 종이 두 권, 고리와 키 각각 하나, 누룩 한 묶음, 말린 꿩 두 마리를 보내셨다.

 

4월 15일

밤에 비가 오더니 늦게야 개었다.

 

4월 16일

맑았다.

 

4월 17일

맑았다.

윤좌랑댁과 소서방댁이 술과 떡을 하여 와서 보고 가시니 반갑고 고맙다.

 

4월 17일

의봉이가 함양에 갔지만, 복상이가 경상도로 갔다 하여 못 만나고 왔다.

 

4월 18일

양조부의 기제사를 지냈다.

 

4월 19일

맑았다.

거기 종들이 여럿 있으나 마을이 외롭고 동생님네도 멀리 있으니, 답답하여 닭잣골 수명이의 집에 올라가니, 동생님네 계신 데서 이웃하였고, 조카들이나 매일 같은 곳에서 지내니 불행 중 다행이며, 의주 댁 형님도 한 마을에 계시니 든든하다.

 

4월 20일

늦게 비가 왔다.

이한 씨가 공주에 갔다가 장례 지내는데 참여하고 와 다녀갔다.

 

4월 21일

맑았다.

일봉이 서울 가더니 왔다. 기쁜 소식이 올 제 영감이 하신 편지 보오니 기운이나 평안하시니 그지없어 하며 박진사 편지도 왔다.

 

4월 22일

맑았다.

이사인이 한 편지를 보니 사월 초하룻날 영감께서 강을 건너신다 기별 듣고, 이후는 기별도 더욱 아득하니 갑갑하고 탁탁하여 하노라.

 

4월 23일

아침에 안개가 끼었다.

진사가 와 보고 갔다.

 

4월 24일

맑았다.

이한 씨가 와 보고 갔다.

 

4월 25,26일

맑았다.

두림이 부부가 남원에 갔다.

 

4월 27일

비가 왔다.

이좌랑이 서울에 갔다.

 

4월 28,29일

맑았다.

너머의 송서방 댁에서 약주하여 와 보고 가고, 이좌랑댁과 그 별실도 와 보고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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