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정축년(1637) - 2월

New-Mountain(새뫼) 2022. 2.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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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작은달 계묘

 

신미 초하루

다 기록하지 못하여 생각나는 족족 소일로 적노라.

 

2월 2일

판관댁이 해산하시다.

이때 섬 가운데에서 망극 망극하여 애끊는 때라 다 기록하랴.

 

2월 10일

밀산군 댁의 자제가 남한산성으로 가신다고 하는데 그 죽고 살기 헤아릴 수 있으랴.

천남이를 딸려 서울로 열흘날에 보내니 용인까지 올라가다 길에서 최○○를 만나보니, 영감은 동궁을 모시고 중신으로 오랑캐 땅에 가셨다는 기별을 듣고 도로 내려왔다.

 

2월 17일

새벽에 배가 건너 들어오는데 온 집안사람들이 통곡할 뿐이니 그 망극하기 어떠할꼬.

즉시 짐을 차렸다.

 

2월 18일

밀산군 댁이 행차하여 배로 떠나 소허섬에 오니 유시가 되었더라.

조울산의 부음을 어제 듣고 그런 일이 없어 하는데 판관댁이 발상하고 나왔다.

 

2월 19일

소허섬에서 묵었다.

 

220

서산 막산이의 집으로 왔다.

막석이나 막대나 옛 종이니 항것을 반겨 하며 밥과 죽을 하여 먹이더라.

 

221

바람과 눈이 계속 되니 거기서 묵었다.

 

222

석희의 마을에 와서 잤다.

 

223

심진사가 와서 문안을 드리신다.

당진 읍내 북문 밖에 또 묶으려고 하였더니, 전에 묵었던 주인 박상의 집에는 왕손이 고을에 들어와 계시매 피란 와서 묵고 있으므로 오지 못하여 아속이 거기에 왔다.

박상의 와서 문안을 드리더라.

이날 의봉이와 애남이가 서울에서 오니, 어려운 때에 수고하던 종과 같으랴 하고, 그리 뒤떨어졌다 이리 오니 몹시 심하나, 그래도 찾아오니, 달아난 종도 있는데 어찌하리 싶도다.

 

224

게 묵었다.

 

225

종들을 서울로 보내어 오랑캐들이 탕진한 후, 종들이 죽었는지나 알아보고, 그릇이나 남은 것이 있던가 보고 오라 하다.

신평의 맏오라버니와 셋째 오라버니가 약주와 안주를 많이 갖추어 오시니 고맙다.

정신이 아득하니 어찌 다 기록하리. 행여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적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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