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병자일기

정축년(1637) - 3월

New-Mountain(새뫼) 2022. 2. 26. 20:25
728x90

삼월 큰달 갑진

 

경자 초하루

이날 여산의 종 후명이, 수길이, 귀생이가 말 두 마리를 가져왔다.

 

3월 6일

보령의 영문이가 왔는데 주서댁이 입던 저고리하고 속옷 지어 청어와 감장을 하여 보내었다.

 

3월 8일

진사댁이 계성에서 해산하셨다 한다.

 

3월 9일

조별좌가 부안에 피란 가 있다가 우리가 게 간 기별 듣고 찾아오니 반가움을 정하지 못하리라. 서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지 못하다가 만나보니 그지없는 정회를 다 이르랴.

충주로 가려 하니, 여러 날 길을 가기도 민망하고, 아기네만 데리고 어찌할까 걱정이고, 가도 게서 초대도 없으면 그것도 민망하고, 혼자 가서 견디어 낼 일도 아득하고, 의주 댁 형님이 여산에 계신다고 하니 보덕의 기별 올 적에 함께 가 지내려 했다.

 

3월 11일

형님은 행차하고 그곳을 떠나 길을 나섰다.

판관댁은 당진에서 떠나 안동으로 가시니 그지없이 섭섭하고 마음이 언짢다.

조별좌는 보령으로 갔다.

우리 두 행차는 그날 신평으로 왔다. 볼 적마다 하도 극진히 대해주시니 그런 고마운 일이 없다.

 

312,13

비가 와서 거기에서 묵었다.

 

314

대흥 읍내에서 잤다.

 

315

나발티 넘어서 잤다.

 

316

청양 땅에서 잤다.

 

317

여산의 종들이 떡과 술, 음식하여 다 거리에 나오고 바리오지 생원도 술과 떡을 장만하여 나와 계셨다.

그날 큰바람이 일어나 날도 저물고 용틀의 막난이의 집에 왔다. 그날 상전과 하인 식사를 다 막난이네 집에서 하였다. 형님은 닭잣골로 넘어 가셨다.

이후 계속하여 거기 종들이 차례로 상전과 하인 식사 준비 겪기를 다 하였다.

정신 간 곳이 없고 기력이 아주 없어 누워 지내니, 섬 안에서 찬 기운 든 게 덜 나아 경과하고, 가슴속의 회포는 불이 매양 붙으니 어찌 이렇지 아니하리오.

 

321

천남이가 남원으로 갔다.

 

322

김포에 간 짐들을 찾아보러 종들이 서울로 갔다.

 

325

이 난을 생각하니 끝이 없어 울고 앉았더니, 오후에 박진사가 오니 반갑기 이루 말할 수가 없어 하노라.

 

326

영감께서 두 번 하신 편지를 청배의 양운이가 가지고 오니 반갑기 이루 말할 수가 없고 사정이 어떠할꼬.

 

327,28

맑았다.

천남이가 다녀왔다.

남원에서 말 먹이 콩 열 말, 열 빛, 백지 두 권 보내고, 임실의 강위재 씨가 참깨와 마름질 한 옷, 소주 한 병, 생태 한 마리, 백지 세 권을 아이를 통해 행담 하나를 보내시고 사람과 말을 보내시겠더라고 하더라.

조별좌가 보령에 갔다기 다녀왔다. 박진사가 임천에 갔다. 덕산의 김생원이 다녀가셨다.

 

3월 29일

남감찰이 와 보고 갔다.

 

3월 그믐

비가 오다가 늦게 개었다.

박진사가 다녀오니 백미 다섯 말, 메주 두 말, 백지 두 권, 도미 세 마리를 보내었다.

 
728x90

'고전총람(산문) > 병자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축년(1637) - 윤4월  (0) 2022.02.27
정축년(1637) - 4월  (0) 2022.02.27
정축년(1637) - 2월  (0) 2022.02.26
정축년(1637) - 1월  (0) 202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