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외로움에 대하여 - 시간에 묻혀

New-Mountain(새뫼) 2013. 3. 1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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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정말 아무도 없으면 외롭지 않습니다. 혼자라면 주위를 둘러 나밖에는 없을 때 나는 역시 외로운 나를 의지하면서 함께 외로움을 이겨내 보려는 겁니다. 누구의 외로움이 더 외로운가 나와 나는 서로 외로움을 견주며 어쩌면 함께 외로움을 즐길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차가운 봄바람에 날리는 아내 머리칼 새로 희끗한 세월을 볼 때나

얕아진 성적을 원망하며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지 못하는 딸애를 볼 때나

세상을 느끼며 이빨 사이로 들어올 교정기의 아픔을 감내하겠다는 아들 녀석을 볼 때나

가족이 둘러앉아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하려는데

무슨 말로 어떤말이 시작이어야 하는지 몰라

숟가락만을 놀리는 나를 발견할 때

나는 외로워집니다.

 

내 곁에 누군가 있는데, 내 곁에 아무도 없을 것 같은, 그리고 곁에 있는 이들에게도 나란 이가 보아지 않을 거란 생각이 미치게 되면 그게 외로움이 됩니다. 잠자코 즐길 수 없는 외로움이 되는 겁니다. 나눌 수 없는 외로움이 되어 정말 나 혼자가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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