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아침을 밟으며

New-Mountain(새뫼) 2013. 3. 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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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했다. 이런 기분이란

큰 건물과 더 큰 건물이 사이에 만들어진

인공의 좁은 계곡 틈

그곳에서 태양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컥했다. 아련한 슬픔. 그저 그저

저곳에서도 비적비적 올라오겠다고

용쓰는 듯한 붉은 궤적이 안쓰러웠을 뿐이다.

그 궤적에 대해 약간 남아 있는, 아니 이제는 거의 없는

약하디 약한 감정을 일으켜 세워

그것으로 뭔가 흔적이라도 남기려던

내 자신이 더 안쓰러웠을 뿐이다.

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피곤함에 찌들어 전쟁같은 일터로 향하는

길, 그나마 붉은 신호 앞에서 갈 길을 제지당하고

여기서도 삶의 굴레이구나 문득 생각할 즈음에

그래도 태양이라고 비적비적 올라오는 둥긂을 보았기

때문이다. 신호가 바뀐다.

다시 차를 움직이면 태양은 없어지고, 태양을 감춘 건물만 남고

중년의 사내만 남고, 중년의 얇은 감정은 사라질 거다.

그것때문에 울컥했다. 남아 있는 것은

태양도 아니도 건물도 아니고, 차 속에서 갇힌 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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