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구운몽 한문본

권지삼 - 14. 소유와 부인들은 서로 뜻이 맞는 즐거움을 누리다

New-Mountain(새뫼) 2020. 12. 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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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소유와 부인들은 서로 뜻이 맞는 즐거움을 누리다

 

大夫人張燈堂上 方待丞相, 見丞相大醉 問曰 : “前日雖有宣醞之命, 不曾一醉矣, 今何過醉也?”

丞相以醉眼睨視公主, 久而答曰 : “公主兄越王 訴訐於太后, 勅成小子之罪.

小子將滔於不測, 以兒子善爲辭說 僅得淸脫.

越王必欲加罪於小子, 挑於太后 以毒酒罰之, 小子若無酒量 幾乎死矣.

대부인장등당상 방대승상 견승상대취 문왈 전일수유선온지명 부증일취의 금하과취야

승상이취안예시공주 구이답왈 공주형월왕 소알어태후 칙성소자지죄

소자장도어불측 이아자선위사설 근득청탈

월왕필욕가죄어소자 도어태후 이독주벌지 소자약무주량 기호사의

 

대부인이 당상에 등을 밝히고 방금 승상을 기다리다가, 승상이 대취함을 보고 묻기를,

“전일에는 술을 내리시는 명이 있더라고, 일찍이 한 번도 취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지나치게 취했는가?”

승상은 취한 눈으로 공주를 옆눈질하다가, 한참 만에 답하기를,

“공주의 오라비 월왕이 태후에게 참소(讒訴)하여, 소자의 죄를 만들게 했나이다. 소자가 장차 불측한 데 빠졌지만, 말을 잘하여 겨우 벗어났사옵니다. 월왕은 반드시 소자에게 죄를 덮어씌우고자 태후에게 도발하여 독주로 벌하게 하시니, 소자가 주량이 없었으면 거의 죽을 뻔했나이다.

 

此雖越王含憾於樂原之見屈, 必欲報復.

而亦蘭陽猜我姬妾之太多, 乃生妬忌之心, 與其兄挾謨 而必欲困我也.

平日仁厚之心 不可恃矣, 伏望母親以一盃酒罰蘭陽, 爲小子雪憤.”

柳夫人大笑曰 : “蘭陽之罪 本不分明, 且不能飮一勺之酒, 汝必欲使我罰之, 以茶代酒 可也.”

丞相曰 : “小子必欲以酒罰之.”

유부인대소왈 난양지죄 본불분명 차불능음일작지주 여필욕사아벌지 이다대주 가야

승상왈 소자필욕이주벌지

차수월왕함감어낙원지견굴 필욕보복 이역난양시아희첩지태다 내생투기지심 여기형협모

이필욕곤아야 평일인후지심 불가시의 복망모친이일배주벌난양 위소자설분

 

이는 비록 월왕이 낙유원(樂遊原)의 잔치에서 굴욕당한 데 유감을 품고, 반드시 보복하고자 한 것이옵니다. 또한 난양공주도 나에게 희첩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시기하고, 투기하는 마음을 내어, 그 오라비와 모의하여 반드시 나를 곤욕스럽게 하고자 했사옵니다. 평일에 인후(仁厚)한 마음은 믿을 수 없사오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모친께서는 한 잔 술로 난양공주를 벌하여 소자의 분함을 풀어 주소서.”

유부인이 크게 웃으며 이르기를,

“난양의 죄가 본디 분명치 않은데다, 또한 한 국자의 술도 마실 수 없으니, 네가 나에게 그녀를 벌주게 하고자 한다면, 차로 술을 대신함이 옳으리라.”

승상이 아뢰기를,

“소자는 반드시 술로 벌하고자 하나이다.”

 

柳夫人笑曰 : “公主若不飮罰酒, 則醉客之心必不解矣.”

使侍女送罰酒於蘭陽公主, 執觴欲飮, 丞相忽然生疑 欲奪其盃而嘗之, 蘭陽急投於席上.

丞相以指濡盞底餘瀝 吸而嘗之, 乃沙糖汁也.

유부인소왈 공주약불음벌주 즉취객지심필불해의

사시녀송벌주어난양공주 집상욕음 승상홀연생의 욕탈기배이상지 난양급투어석상

승상이지유잔저여력 흡이상지 내사당즙야

 

유부인이 웃으며 이르기를,

“공주가 벌주를 마시지 않는다면, 취객의 마음이 풀리지 않으리라.”

시녀로 하여금 난양공주에게 벌주를 보내게 하니, 술잔을 잡고 마시려 하자, 승상은 문득 의심이 생겨 잔을 빼앗아 맛보고자 하니, 난양은 급히 자리에 술잔을 내던졌다.

승상이 손가락을 잔 밑바닥 찌꺼기에 적셔 빨아 먹어보니, 곧 사탕물이었다.

 

丞相曰 : “太后娘娘若以沙糖水罰小子, 則母親亦當以沙糖水罰蘭陽,

而小子所飮者酒也, 蘭陽安得獨飮沙糖水乎?”

招侍女曰 : “持酒樽而來.”

自酌一盃而送之, 公主不得已盡飮.

승상왈 태후낭낭약이사당수벌소자 즉모친역당이사당수벌난양

이소자소음자주야 난양안득독음사당수호

초시녀왈 지주준이래

자작일배이송지 공주부득이진음

 

승상이 아뢰기를,

“태후마마께서 사탕물로 소자를 벌했다면, 모친도 또한 응당 사탕물로 난양을 벌하시려니와, 소자가 마신 것이 술인데, 난양은 어찌 홀로 사탕물을 마실 수 있겠사옵니까?”

승상이 시녀를 불러 이르기를,

“술병을 가져오너라.”

한 잔을 따르어 보내니, 공주는 부득이 다 마셨다.

 

丞相又告於夫人曰 : “勸太后而罰臣者雖蘭陽, 鄭氏亦與其謨.

故在太后座前 見兒子受困, 目蘭陽而笑之 其心不可測矣. 願母親又罰鄭氏.”

夫人大笑, 又以罰盃送於鄭氏, 鄭氏離座而飮.

승상우고어부인왈 권태후이벌신자수난양 정씨역여기모

고재태후좌전 견아자수곤 목난양이소지 기심불가측의 원모친우벌정씨

부인대소 우이벌배송어정씨 정씨이좌이음

 

승상은 또 모부인께 아뢰기를,

“태후를 권하여 신에게 벌주를 내리게 한 자는 비록 난양일지라도, 정씨 또한 그 모의에 참여하였나이다. 태후마마의 앞에서 제가 곤욕 당함을 보고, 난양과 눈을 맞춰 웃었으니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나이다. 바라건대 모친께서는 또한 정씨도 벌하소서.”

유부인은 크게 웃고, 또한 벌주를 정씨에게 보내니 정씨는 자리를 옮겨 마셨다.

 

夫人曰 : “太后娘娘罰少游 因少游姬妾, 而今主母兩人 皆飮罰酒, 姬妾等安得晏然乎?”

丞相曰 : “越王樂原之會 盖爲鬪色, 而鴻月烟波四人 以小擊衆, 以弱敵强, 一戰樹勳 先奏捷書.

致令越王懷感 仍使小子受罰, 此四人可罰也.”

柳夫人曰 : “勝戰者亦有罰乎? 醉客之言可笑.”

부인왈 태후낭낭벌소유 인소유희첩 이금주모양인 개음벌주 희첩등안득안연호

승상왈 월왕낙원지회 개위투색 이홍월연파사인 이소격중 이약적강 일전수훈 선주첩서

치령월왕회감 잉사소자수벌 차사인가벌야

유부인왈 승전자역유벌호 취객지언가소

 

유부인이 이르기를,

“태후마마께서 소유를 벌하심은 소유의 희첩(姬妾)들 때문인데, 이제 주모(主母) 두 사람이 모두 벌주를 마셨으니, 희첩들도 어찌 편안할 수 있으리오?”

승상이 아뢰기를,

“월왕의 낙유원 모임에서 대개 미색을 다투었는데, 경홍, 섬월, 요연, 능파 네 사람은 적은 무리로 격파하고 약자로서 강적을 대적하여, 일전에 공훈을 세워 먼저 승전보를 알리게 하였나이다. 월왕으로 하여금 유감을 품게 하는 데 이르러, 소자에게 벌을 받게 하였사오니, 이 네 사람은 벌해야 하나이다.”

유부인이 이르기를,

“전쟁에 이긴 자 또한 벌함이 있는가? 취객의 말이 우습도다.”

 

卽招四人 各罰一盃 四人飮畢, 鴻月兩人 跪奏於柳夫人曰 :

“太后娘娘之罰, 丞相實責姬妾之多, 非爲樂遊原之勝也. 彼烟波兩人 尙未奉丞相寢席,

而與妾同飮罰酒 不亦寃枉乎? 賈孺人奉櫛於丞相 如彼之久, 受恩於丞相 如彼之專.

而且不參樂原之會 獨免此罰, 下情皆菀抑矣.”

즉초사인 각벌일배 사인음필 홍월양인 궤주어유부인왈

태후낭낭지벌 승상실책희첩지다 비위낙유원지승야 피연파양인 상미봉승상침석

이여첩동음벌주 불역원왕호 가유인봉즐어승상 여피지구 수은어승상 여피지전

이차불삼락원지회 독면차벌 하정개울억의

 

곧 네 사람을 불러 한 잔으로 벌하니, 네 사람이 술 마시기를 마쳤다.

경홍과 섬월 두 사람이 꿇어앉아 유부인에게 아뢰기를,

“태후마마께서 벌하심은 실로 승상이 희첩이 많은 걸 책망함이지, 낙유원의 승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저 요연과 능파 두 사람은 아직 승상의 잠자리를 받든 적이 없는데도, 첩들과 함께 벌주를 마셨으니 또한 억울함이 없으리까?

가춘운 유인은 승상을 모심이 저렇듯 오래이고, 승상에게 은혜를 받음이 저렇듯 오로지하나이다. 또한 낙유원의 모임에 불참하여 홀로 이 벌을 면하였으니, 아랫사람의 심정이 모두 억울하옵니다.”

 

柳夫人曰 : “汝輩之言是也.”

以一大盃罰春雲 春娘含笑而飮.

此時諸人皆飮罰盃 座中頗覺紛紜.

蘭陽公主被困於酒 不堪其苦, 而惟秦淑人端坐座隅 不言不笑.

유부인왈 여배지언시야

이일대배벌춘운 춘랑함소이음

차시제인개음벌배 좌중파각분운

난양공주피곤어주 불감기고 이유진숙인단좌좌우 불언불소

 

유부인이 이르기를,

“너희들 말이 옳도다.”

큰 술잔으로 춘운을 벌하시니, 춘랑이 웃음을 머금고 마셨다.

이때 모든 이가 모두 벌주를 마셔 좌중이 자못 어수선했다. 난양공주는 술에 피곤해져 그 고통을 감내하지 못했으나, 진 숙인은 자리 한 모퉁이에 단정히 앉아, 말도 없고 웃지도 않았다.

 

丞相曰 : “秦氏獨醒 窃笑醉客之癲狂, 亦不可不罰.”

滿酌一盃而傳之 秦氏亦笑而飮之.

柳夫人問於公主曰 : “公主素不飮酒 酒後之氣如何?”

答曰 : “頭疼正苦矣!”

승상왈 진씨독성 절소취객지전광 역불가불벌

만작일배이전지 진씨역소이음지

유부인문어공주왈 공주소불음주 주후지기여하

답왈 두동정고의

 

승상이 이르기를,

“진씨는 홀로 깨어 취객들의 미친 짓을 몰래 비웃었으니, 또한 벌하지 않을 수 없나이다.”

한 잔 가득 부어 전하니, 진씨 또한 웃으며 마셨다.

유부인이 공주에게 묻기를,

“공주는 평소 술을 마시지 못하는데 술 마신 후의 기분이 어떠한가?”

공주가 답하기를,

“두통이 정말 괴롭습니다.”

 

柳夫人使秦氏扶歸寢房, 仍使春雲酌酒而來 把盃而言曰 :

“吾之兩婦 女中之聖也, 吾每恐損福矣. 少游酗酒使狂, 至令公主不寧

太后娘娘苦聞之 則必過慮矣. 老身亦不可無罪, 吾以此盃自罰矣.”

유부인사진씨부귀침방 잉사춘운작주이래 파배이언왈

오지양부 여중지성야 오매공손복의 소유후주사광 지령공주불녕

태후낭낭고문지 즉필과려의 노신역불가무죄 오이차배자벌의

 

유부인은 진씨에게 침방으로 부축하여 가게 하고, 춘운에게 술을 따루어 가져오게 하고는 잔을 잡고 말하기를,

“나의 두 며느리는 여인 중의 성인이니, 나는 매양 복을 잃을까 두렵도다. 소유가 술주정에 미치게 되어, 공주를 불편하게 한 데 이르렀으니, 태후마마께서 괴로이 이 말을 들으시면, 반드시 지나치게 염려하실 것이로다. 늙은 몸이 아이를 잘못 가르쳐 이러한 망동이 있었으니, 이 늙은 몸도 죄가 없을 수 없다. 나도 이 술잔으로 스스로를 벌하리라.”

 

盡飮之, 丞相惶恐 跪告曰 : “母親因兒子狂悖, 有此自罰之敎 兒子之罪, 豈當笞而止哉?”

使驚鴻滿酌一大椀而來, 執臺而跪曰 : “少游不從母親之敎令, 未免眙憂於母親 謹飮罰酒矣.”

盡吸大醉 不能定坐, 而欲向凝香閣 以手指之, 大夫人使春雲扶而往之.

진음지 승상황공 궤고왈 모친인아자광패 유차자벌지교 아자지죄 기당태이지재

사경홍만작일대완이래 집대이궤왈 소유부종모친지교령 미면이우어모친 근음벌주의

진흡대취 불능정좌 이욕향응향각 이수지지 대부인사춘운부이왕지.

 

다 마시고 나니, 승상은 황공하여 꿇어앉아 아뢰기를,

“모친이 아들의 버릇없고 난폭함으로 인해서, 이처럼 스스로를 벌하시는 가르침을 주시니, 아들의 죄가 어찌 볼기를 치는 데 그치겠사옵니까?”

경홍으로 하여금 큰 잔에 술을 가득 부어오게 하고, 대(臺)를 붙잡고 꿇어앉아 아뢰기를,

“소유가 모친의 교훈을 따르지 못하여, 모친께 걱정 끼침을 면치 못하였사오니, 삼가 이 벌주를 마시겠나이다.”

다 마시고 크게 취해 자리를 정하지 못하고, 응향각으로 향하고자 하여 손으로 가리키니, 대부인이 춘운으로 부축하여 가게 했다.

 

春雲曰 : “賤妾不敢陪往矣. 桂娘子狄娘子妬小妾專寵矣.”

仍囑蟾月兩娘 使之扶去 蟾月曰 : “春娘子因吾一言而不去 妾尤有嫌矣.”

驚鴻笑而起 扶携丞相而去 諸人乃散.

춘운왈 천첩불감배왕의 계랑자적랑자투소첩전총의

잉촉섬월양낭 사지부거 섬월왈 춘랑자인오일언이불거 첩우유혐의

경홍소이기 부휴승상이거 제인내산.

 

춘운이 아뢰기를,

“천첩은 감히 모시고 갈 수 없습니다. 계낭자 적낭자가 소첩을 질투하여 총애를 오로지 독차지 한다고 하옵니다.”

이에 섬월 등 두 낭자에게 부탁하여 소유를 부축해 가게 하니 섬월이 아뢰기를,

“춘운 낭자가 나의 한마디 말을 트집 잡아 가지 아니하니, 첩은 더욱 거리낌이 있사옵니다.”

경홍이 웃으며 일어나 승상을 부축하여 가니 모든 사람이 흩어졌다.

 

丞相以烟波兩人 性愛山水, 花園中有一畝芳溏.

淸若江湖, 池中有彩閣, 名曰映蛾樓 使凌波居之.

池之南有假山, 尖峰斵玉, 重壁積鐵, 老松陰密, 瘦竹影疎.

中有一亭, 名曰氷雪軒 使裊烟居之. 諸夫人及衆娘子 遊花園之時, 則兩人爲山中主人矣.

승상이연파양인 성애산수 화원중유일무방당

청약강호 지중유채각 명왈영아루 사능파거지

지지남유가산 첨봉착옥 중벽적철 노송음밀 수죽영소

중유일정 명왈빙설헌 사요연거지 제부인급중낭자 유화원지시 즉양인위산중주인의

 

승상은 요연과 능파 두 사람이 성품이 산수를 사랑함을 알았기에, 화원 중에 향기로운 연못 하나를 두었다. 맑기가 강호 같은데 못 안에는 채색 누각이 있어, 이름을 영아루(映蛾樓)라 하고 백능파를 거기에 거처케 했다. 연못 남쪽에는 새로 만든 산이 있었는데, 뾰족한 봉우리가 옥을 깎은 듯하고, 첩첩한 석벽은 쇠를 쌓은 듯하고, 늙은 소나무의 그늘이 그윽하고, 쭈뼛한 대나무는 성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중에 한 정자가 있어, 이름을 빙설헌(氷雪軒)이라 하고, 요연으로 하여금 그곳에 거처케 했다.

두 부인과 여러 낭자가 화원에서 놀 때면, 두 여인은 산중의 주인이 되었다.

 

諸夫人從容謂凌波曰 : “娘子神通變化 可得一觀乎?”

凌波對曰 : “此賤妾前身之事, 妾乘天地之運 借造化之力, 盡脫前身 幻受人形.

所脫鱗甲 堆積如山, 雀變爲蛤之後 豈有兩翼, 可以翶翔乎?”

諸夫人曰 : “理固然矣.”

제부인종용위능파왈 낭자신통변화 가득일관호

능파대왈 차천첩전신지사 첩승천지지운 차조화지력 진탈전신 환수인형

소탈린갑 퇴적여산 작변위합지후 기유양익 가이고상호

제부인왈 이고연의

 

두 부인이 조용히 능파에게 이르기를,

“낭자의 신통한 변화를 한 번 볼 수 있겠는가?”

능파가 답하기를,

“이것은 천첩이 옛 몸을 할 때의 일이옵고, 첩이 천지의 기운을 타고 조화의 힘을 빌려 옛 몸을 다 벗고 환생하여, 사람의 모습을 받았사옵니다. 벗어놓은 껍질과 비늘이 쌓여있음이 산 같으며, 참새가 변화하여 조개가 되었으니, 어찌 두 날개가 남아 있어 날 수 있으리오?”

두 부인이 이르기를,

“이치가 진실로 그러하도다.”

 

裊烟雖時時舞劍於大夫人及丞相兩公主前, 以供一時之玩, 而亦不肯頻舞曰 :

“當時雖借劍術 以逢丞相, 而殺伐之戱 原非當時所可見也.”

此後兩夫人六娘子 相得之樂, 如魚川泳 而鳥雲飛, 相隨相依 如箎如塤.

丞相恩情 彼此均一, 此雖諸人盛德 能致一家之和, 而盖當初九人 在南岳時, 其發願如此故也.

요연수시시무검어대부인급승상양공주전 이공일시지완 이역불긍빈무왈

당시수차검술 이봉승상 이살벌지희 원비당시소가견야

차후양부인육낭자 상득지락 여어천영 이조운비 상수상의 여호여훈

승상은정 피차균일 차수제인성덕 능치일가지화 이개당초구인 재남악시 기발원여차고야.

 

요연이 비록 때때로 대부인과 승상의 두 공주 앞에서 검무를 추어, 한때의 구경거리를 보여주었으나, 또한 자주 춤추는 건 좋아하지 않았기에 아뢰기를,

“당시에는 검술을 빌어 승상을 만났을지라도, 살벌한 놀이여서 원래 당시에 보던 것은 아닙니다.”

이후로 두 부인과 여섯 낭자의 서로 뜻이 맞는 즐거움이란, 물고기가 시내에서 헤엄치고 새가 구름 따라 날 듯이 서로 따르고 서로 의지하여, 호(箎)와 같고 훈(塤)과 같았다.

승상의 은정이 피차에 한결같이 같았으니, 이는 여러 사람의 훌륭한 덕이 한 가정의 화목을 이룰 수 있었을지라도, 대개 당초에 아홉 사람이 남악에 있을 때에, 그 발원이 이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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