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과거
라. 시권 제출
경각(頃刻)에 선장(先場) 들어 위장군(衛將軍) 외는구나.
한 장(張) 들고 두 장 들어 차차(次次)로 들어간다.
백 장이 넘어서는 일시에 들어오니
신기전(神機箭) 모양이요 백설(白雪)이 분분하다
수권수(收券數) 몇 장인고, 언덕 같고 뫼 같구나.
사알사약(司謁司鑰) 무감별감(武監別監) 정원사령(政院司令) 위장군(衛將軍)이
열 장씩 작축(作軸)하여 전자관(塡字官) 전자(塡字)하고
주문(主文) 명관(命官) 시관(試官) 앞에 수없이 갖다 놓네.
차례로 끊을 적에 비점(批點)치고 관별(貫別)한다.
그 외의 낙고지(落考紙)는 짐짐이 져서 낸다.
학고(學考)에 오른 글장(―帳) 먹으로 등(等)을 쓰네.
글씨는 명필(名筆)이요, 지은 글은 문장이라.
이두(李杜)의 글이런가, 희지(羲之)의 글씨런가.
이같이 공부할 제 장원(壯元)이 못 될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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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장(先場): 문과 과거장에서 가장 먼저 시권(試券)을 바치던 일. ‘시권’은 과거시험의 답안지.
* 위장군(衛將軍): 과장의 경계를 맡았던 정사품 이상의 무신.
* 수권수(收券數): 받은 답안지 수.
* 작축(作軸): 종이를 한 축씩 묶음.
* 전자관(塡字官): 올린 시권을 천자문의 글자로 표시를 하고 구별하던 사람.
* 주문(主文): 과거시험의 시관(試官) 가운데 우두머리를 이르던 말. ‘시관’은 과거시험에 관계되는 모든 관원의 총칭.
* 명관((命官): 전시(殿試)를 주재하던 시험관. ‘전시’는 문과의 복시에서 선발된 33명과 무과의 복시에서 선발된 28명을 궐내에 모아 왕이 친히 보이던 과거.
* 비점(批點): 과거에서, 시관)이 시가ㆍ문장 등을 비평하여 아주 잘된 곳에 찍던 둥근 점.
* 관별(貫別): 본관 별로 분류함.
* 낙고지(落考紙): 낙방한 글장(―帳). ‘글장’은 과거 때 글을 지어 올리던 종이.
* 학고(學考): 합격한 글장.
* 이두(李杜): 당나라의 문인인 이백(李白)과 두보(杜甫)
* 희지(羲之): 동진(東晉)의 명필 왕희지(王羲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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