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풍물한양가

한양가(한산거사) - 6.능행 _ 마.능행행차

New-Mountain(새뫼) 2020. 10. 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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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능행

 

마. 능행 행차

 

숭례문(崇禮門)밖 나오시니 계라차지(啓螺差知) 선전관(宣傳官)이

자주 걸어 기어 와서 취타(吹打)를 청한 후에

겸내취(兼內吹) 패두(牌頭) 불러 취타령(吹打令) 내려오니

겸내취 거동 보소, 초립(草笠)에 작우(雀羽) 꽂고

누런 철릭[天翼] 남전대(藍纏帶)에 명금삼성(鳴金三聲) 한 연후에

고동(鼓動)이 세 번 울며 군악(軍樂)이 일어나니

엄위(嚴威)한 나팔(喇叭)이며 애원(哀怨)한 호적(胡笛)이라.

정기(旌旗)는 표표(飄飄)하고 금고(金鼓)는 당당하다.

한가운데 취고수(吹鼓手)는 흰 한삼(汗衫) 두 북채를

일시에 수십 명이 행고(行鼓)를 같이 치니

듣기에도 좋거니와 보기에도 엄위(嚴威)하다.

 

앞에는 공가교(空駕轎)요 뒤에는 타신 가교(駕轎)

무예청(武藝廳) 호위하고 그 밖에 별감(別監) 무감(武監)

모두 다 홍철릭에 공작우(孔雀羽) 꽂았으며

가교(駕轎)에 나옵시니 홍양산(紅陽傘)은 앞에 섰다.

그 밖에 협연군(俠輦軍)이 자개창(-槍) 뒤를 막고

그 밖에 나장(羅將)이는 주장(朱杖)들고 시위(施威)하고

대령포교(待令捕校) 사오 명은 백의(白衣)로 수가(隨駕)하고

약방내각(藥房內閣) 정원옥당(政院玉堂) 군복(軍服)하고 수가(隨駕)하고

위외(衛外)의 산반(散班)들은 철릭으로 배종(陪從)하고

후상(後廂)은 금위대장(禁衛大將) 삼천 병마(兵馬) 총독(總督)하고

원앙진(鴛鴦陣) 행군하여 삼십팔면(三十八面) 대기치(大旗幟)에

난후취(攔後吹) 취타(吹打)하고 후진(後陣) 되어 가는구나.

 

돌모로[石隅洞] 지나셨다, 노량(露梁)을 당하였네.

주교대장(舟橋大將) 결진(結陣)하고 강물을 굳게 막아

나는 새를 건넬쏘냐, 행보(行步) 좋은 선전관(宣傳官)이

표신(標信)을 손에 쥐고 홍령기(紅令旗) 앞세우고

주교영(舟橋營) 들어가서 표신(標信)을 전한 후에

방포삼성(放砲三聲) 진문(陣門) 열고 대가(大駕)가 드오신다.

명금(鳴金) 취타(吹打) 대진(大振)하니 어룡(魚龍)이 다 놀란다.

언기고(偃旗鼓) 신기전(神機箭)에 삼군(三軍)이 호령하니

풍운(風雲)이 변화하고 용사(龍蛇)가 비등(飛騰)한다.

규규(赳赳)한 무부(武夫)들은 공후(公侯) 간성(干城) 되었어라.

군제(軍制)가 정숙(整肅)하고 항오(行伍)가 정제(整齊)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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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라차지(啓螺差知): 임금이 거둥할 때 겸내취(兼內吹)를 영솔하던는 선전관.

* 취타(吹打): 군대에서, 나발ㆍ소라ㆍ대각ㆍ태평소 등을 불고, 징ㆍ북ㆍ나(鑼)ㆍ바라를 치던 군악.

* 겸내취(兼內吹): 궁중에서 군악을 연주하던 악대.

* 패두(牌頭): 일정한 패의 우두머리

* 취타령(吹打令): 취타를 시작하거나 멈추게 할 때 내리는 명령.

* 작우(雀羽): 공작 깃털 .

* 명금삼성(鳴金三聲): 군악을 끝내는 신호로서 징을 세 번 치는 일.

* 고동(鼓動): 북을 치고 춤을 춤.

* 정기(旌旗): 정(旌)과 기(旗). ‘정’은 새의 깃으로 장목을 꾸미어 깃대 끝에 늘어뜨린 기(旗).

* 금고(金鼓): 군중(軍中)에서 지휘하는 신호로 쓰던 징과 북.

* 취고수(吹鼓手): 임금의 어가나 현관들의 행차에 따르는 악대.

* 행고(行鼓): 행군할 때 치던 북.

* 공가교(空駕轎): 임금이 타는 정(正)가교보다 앞서가던 빈 가교.

* 가교(駕轎): 두 마리의 말이 앞뒤에서 메고 가던 임금이 타던 가마.

* 대령포교(待令捕校): 어명을 받드는 포도대장.

* 수가(隨駕): 임금을 모시고 따라가던 일.

* 내각(內閣): 역대 임금의 글, 글씨, 보감(寶鑑) 등을 보관하고 관리하던 도서관.

* 위외(衛外): 임금이 거둥할 때 멀리서 호위하던 일.

* 산반(散班): 일정한 사무가 없는 벼슬.

* 배종(陪從): 임금이나 지체 높은 사람을 모시고 따라감.

* 후상(後廂): 임금의 거둥 때 뒤쪽을 호위하는 군대.

* 금위대장(禁衛大將): 금위영의 종이품 무관직

* 난후취(攔後吹): 임금이 탄 수레의 뒤를 따르던 취악대.

* 표신(標信): 궁중에 급변을 전할 때나 궁궐에 드나들 때 쓰던 문표(門標).

* 주교영(舟橋營): 주교를 가설하고 관리하던 관아.

* 방포(放砲): 군중(軍中)의 호령으로 포나 총을 놓아 소리를 냄.

* 어룡(魚龍): 물속에 사는 동물의 총칭.

* 언기고(偃旗鼓): 군기를 누이고 북을 쉰다는 뜻

* 용사(龍蛇): 용과 뱀.

* 규규(赳赳): 건장하고 늠름한 모양

* 공후(公侯): 제후(諸侯).

* 간성(干城): 방패와 성이라는 뜻으로, 나라를 지키는 믿음직한 군대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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