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풍물한양가

한양가(한산거사) - 6.능행 _ 라.능행호위

New-Mountain(새뫼) 2020. 10. 12. 09:13
728x90

6. 능행

 

라. 능행 호위

 

통례원(通禮院) 좌통례(左通禮)가 승여(乘輿)를 청하였다.

부도가(部導駕) 앞도가(-導駕)며 한성부(漢城府) 꼭뒤도가(-導駕)

사헌부(司憲府) 도가 끝에 선진(先陣)이 동군(動軍)한다.

기대장(騎大將) 앞을 서니 마군(馬軍)의 머리로다.

오마대(五馬隊) 마군(馬軍)들은 항오(行伍)가 엄숙하다.

별대마병(別隊馬兵) 선기대(善騎隊)며 천총파총(千摠把摠) 기총(騎摠)이며

각초초관(各哨哨官) 모양들은 제 방위색(方位色) 물을 들여

더그레며 수기(手旗) 쥐고 원앙진(鴛鴦陣) 보군작대(步軍作隊)

전초(前哨) 후초 좌초(左哨) 우초 전사(前司) 후사 좌사(左司) 우사

삼행(三行)으로 행군하니 초기(哨旗)가 앞을 섰네.

범 같고 곰 같으니 군상(軍像)이 웅위(雄威)하다.

 

도감(都監)이 선상(先廂)이라 대장(大將)의 기구(器具) 보소.

전건(戰巾) 쓴 겹전배(前陪)의 영기순시(令旗巡視) 곤장주장(棍杖朱杖)

청도기(淸道旗) 앞을 서고 대기치(大旗幟) 벌여 섰다.

관이영전(貫耳令箭) 신기전(神機箭)에 월도(月刀)든 회자수(劊子手)며

금안준마(金鞍駿馬) 좋은 말에 상모(象毛)달고 주락(珠絡)달고

흰 무명 된밀치며 흰 무명 마혁(馬革) 달고

안 올린 벙거지에 상모(象毛)의 공작우(孔雀羽)며

비단군복(緋緞軍服) 우단요대(羽緞腰帶) 환도(還刀) 차고 등채 집고

밀부(密符) 병부(兵符) 껴서 차고 동개에 미전(尾箭) 꽂고

다홍대단(茶紅大緞) 큰 수기(手旗)에 삼군사명(三軍司命) 네 글자를

뚜렷이 새겨 내어 보기 좋게 써서 꽂고

그 뒤에 문무 낭청(文武郎廳) 그 뒤에 중군(中軍)서고

교련관(敎鍊官) 집사(執事)들이 위를 막아 호위한다.

 

그 다음은 용호영(龍虎營)이 표기(標旗) 밑에 병조판서(兵曹判書)

누런 수기(手旗) 붉은 글자 본병(本兵) 이자(二字) 써서 들고

단정히 가는 모양 대사마(大司馬) 원수(元帥)로다.

금려사령(禁旅使令) 금군별장(禁軍別將) 육번금군(六番禁軍) 작대(作隊)하고

어전기치(御前旗幟) 늘어섰다 청도 일쌍(淸道一雙) 앞선 후에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며 남주작(南朱雀) 북현무(北玄武)며

동남각(東南角) 남동각과 동북각(東北角) 북동각과

서남각(西南角) 남서각과 서북각(西北角) 북서각과

홍신문(紅神門) 흑신문(黑神門) 청신문(靑神門) 백신문(白神門)과

황신문(黃神門) 황신기(黃神旗)며 홍고초(紅高招) 청고초(靑高招)며

백고초 흑고초며 황고초 등사기(騰蛇旗)며

남신장(南神將) 북신장과 동신장 서신장과

칠성기(七星旗) 표미기(豹尾旗)며 초요기(招搖旗) 금고기(金鼓旗)라.

물색(物色)도 좋거니와 오군미목(五軍眉目) 분명하다.

 

삼행분립(三行分立) 완행(緩行)으로 내호(來呼)소리 연(蓮)하였네.

가전(駕前)의 좋은 복색(服色) 교룡기(交龍旗) 옹위(擁衛)하고

둑(纛) 다음에 양산(洋傘)서고 좌우에 수정절월(水晶節鉞)

은증자(銀鏳子) 금증자(金鏳子)며 은몽둥이 금몽둥이

각색 의장(儀仗) 벌여 서니 선부(仙府)의 복색(服色)일세.

관약지음(管籥之音) 난만(爛漫)하고 우모지미(羽毛之尾) 현란(眩亂)하다.

호륵(豪勒)한 어전전배(御前前陪) 자개창(-槍) 시위(施威)하고

모단전건(毛緞戰巾) 흥덩그레 화약통(火藥桶) 남날개며

오라 사슬 칼에 걸고 행보(行步) 좋게 가는구나.

 

다홍대단(茶紅大緞) 홍령기(紅令旗)는 곤장(棍杖) 주장(朱杖) 섞어 서고

금훤화(禁喧譁) 대답 소리 보보(步步)이 영전(令傳)한다.

어전등롱(御前燈籠) 홍사(紅紗)초롱 신전(信箭)이며 월도(月刀)로다.

선전관(宣傳官) 별군직(別軍職)과 별운검(別雲劍) 총관(摠管)들과

별감(別監) 무감(武監) 내시(內侍)와 무예청(武藝廳) 통장(統將)들과

협연초관(俠輦哨官) 창검초관(槍劍哨官) 금훤낭청(禁喧廊廳) 내금장(內禁將)과

내구마(內廏馬) 외구마(外廏馬)는 법안(法鞍) 지워 앞에 서고

경기감영(京畿監營) 세패(細牌)들은 홍철릭[紅天翼] 공작우(孔雀羽)의

가는 소리 권마성(勸馬聲)이 맑고도 고울시고.

 

 

----------

* 좌통례(左通禮): 의례를 담당하던 통례원에 두었던 정삼품의 벼슬.

* 승여(乘輿): 임금이 타는 수레.

* 부도가(部導駕): ‘도가’는 임금이 거둥할 때 길을 쓸고 황토(黃土)를 깔던 일. 부도가는 그 일을 전담하던 부서인 듯.

* 앞도가(導駕): 행차길의 앞길을 도가하던 일.

* 꼭뒤도가(導駕): 행차길의 뒷길을 도가하던 일.

* 선진(先陣): 본진 앞에 자리 잡거나 앞서서 나아가는 부대.

* 기대장(騎大將): 기마 대장.

* 오마대(五馬隊): 5열 종대로 편성한 기마군.

* 항오(行伍): 군대를 편성한 행렬.

* 별대마병(別隊馬兵): 본대 밖에 따로 독립되어 편성되어 있는 기마병

* 천총파총(千摠把摠) ‘천총’은 각 군영의 정삼품 무관 벼슬. ‘파총’은 각 군영에 둔 종사품 무관 벼슬.

* 기총(騎摠): 말 탄 군사(軍士) 한 대(隊)의 우두머리

* 초(哨): 약 백 명으로 이루어진 군대 편제의 하나.

* 초관(哨官): 초를 통솔하던 종구품 관직.

* 수기(手旗): 행군할 때 장수가 들던 기.

* 보군(步軍): 보병.

* 전사(前司): 병영(兵營)이나 수영(水營) 등의 군대 편제의 하나. 중ㆍ좌ㆍ우ㆍ전ㆍ후의 5사(司)를 두고, 그 밑에 각각 좌ㆍ우의 초(哨)를 둠.

* 선상(先廂): 앞에서 호위함

* 전배(前陪): 벼슬이 행차하거나 상관을 만날 때 앞을 인도하는 하인.

* 영기(令旗): 군중(軍中)에서, 군령(軍令)을 전하는 데 쓰던 기.

* 곤장주장(棍杖朱杖): 죄인의 볼기를 치던 형구와 주릿대ㆍ무기 등으로 쓰는 붉은 칠을 한 몽둥이.

* 청도기(淸道旗): 행군할 때 앞에서 길을 치우는 데에 쓰던 군기. 파란색 사각기로 깃발에 ‘청도’라는 글자가 쓰여 있으며 붉은색의 화염각이 달림.

* 대기치(大旗幟): 진중(陣中)에서 방위를 표시하던 군기. 청도기, 금고기(金鼓旗), 문기(門旗), 각기(角旗), 금군별장 인기, 금군청 번기(禁軍廳番旗), 대오방기, 고초기(高招旗), 신기(神旗), 표미기 등인데, 진영의 문마다 그 기치의 수와 면이 달랐음.

* 관이영전(貫耳令箭): 군율을 어겨 사형에 처할 군사의 두 귀를 꿰어 여러 사람에게 보이던 화살로 군령(軍令)을 전달할 때 쓰임.

* 신기전(神機箭): 화약을 장치하거나 불을 달아 신호용을 쏘던 화살.

* 월도(月刀): 언월도. 안으로 좀 구붓한 반달같이 생긴 큰 칼.

* 회자수(劊子手): 군영에서 사형을 집행하던 천역(賤役).

* 금안준마(金鞍駿馬): 금으로 장식한 안장을 얹은 좋은 말.

* 상모(象毛)주락(珠絡) : 주락상모. 임금이나 벼슬이 타는 말 머리의 꾸밈새로 갈기를 모숨모숨 땋아 붉은 줄을 드리고 그 끝에 붉은 털로 넓적하게 술과 비슷이 만들어 대었음.

* 된밀치: 안장을 얹을 때 볼기 쪽으로 연결하는 가죽끈.

* 마혁(馬革): 말안장 양쪽에 장식으로 늘어뜨린 고삐.

* 공작우(孔雀羽): 공작 깃털.

* 환도(還刀): 군복에 갖추어 차던 군도(軍刀).

* 밀부(密符): 유수(留守)ㆍ감사(監司)ㆍ병사(兵使)ㆍ수사(水使) 등에게 병란이 일어나면 즉시 군사를 동원할 수 있도록 내리던 병부(兵符).

* 병부(兵符): 발병(發兵)을 신중하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 임금과 병권을 맡은 지방관이 미리 나눠 갖던 신표(信標).

* 동개: 활과 화살을 꽂아 넣어 등에 메는, 가죽으로 만든 물건.

* 미전(尾箭): 깃털로 끝을 장식한 화살.

* 삼군사명(三軍司命): 어가(御駕)를 호위하는 대장(大將)의 수기(手旗)에 붉은 글씨로 표기한 글자.

* 문무 낭청(文武郎廳): 실록청ㆍ도감 등의 권설아문(權設衙門 : 임시기구)에 각 관서로부터 차출, 겸임시켰던 당하관 실무관직.

* 교련관(敎鍊官): 각 군영에 소속되어 군대의 교련을 맡은 품외직의 군관.

* 집사(執事): 국왕과 왕실을 중심으로 한 각종 의식에서 주관자를 도와 의식을 진행시키던 임시직의 의식 관원.

* 표기(標旗): 병조를 나타내던 깃발.

* 금려사령(禁旅使令): 궁중을 지키고 임금을 호위ㆍ경비하던 친위병.

* 금군별장(禁軍別將): 금군청이나 용호영에 속하여 임금의 친위병을 실제로 통할하던 종이품 벼슬.

* 육번금군(六番禁軍): 금군 6백 명이 번(番)을 나누어 대궐을 지키기 위하여 1개 번을 1백 명씩 단위로 하여 나눈 여섯의 번

* 어전기치(御前旗幟): 군대에서 쓰던 깃발

* 청도(淸道): 잡인의 출입을 막고 길을 정리하던 깃발.

* 홍신문(紅神門), 백신문(白神門), 흑신문(黑神門), 청신문(靑神門), 황신문(黃神門): 조선시대의 중오방기(中五方旗)로 진을 칠 때 동, 서, 남, 북 및 중앙에 하나씩 세움. 기의 뒷면에는 방향에 해당하는 말 탄 신장(神將)의 화상을 그림.

* 홍고초(紅高招), 청고초(靑高招), 백고초, 흑고초, 황고초 : 군대를 지휘하고 호령할 때 쓴 군기. 동ㆍ서ㆍ남ㆍ북ㆍ중앙의 방위에 따라 동은 푸른 빛, 서는 흰 빛, 남은 붉은 빛, 북은 검은 빛, 중앙은 누런빛으로 나타내고, 팔괘(八卦)를 그렸고 화염(火焰)이 있었음.

* 등사기(騰蛇旗): 중군(中軍) 중영(中營) 혹은 중위(中位)를 지휘하는 기. 누런 바탕에 나는 뱀과 구름의 기운을 그리고, 가장자리와 기각(旗脚)은 붉은 빛이었음.

* 남신장(南神將) 북신장과 동신장 서신장: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다섯 빛깔의 깃발. 북쪽의 흑색, 동쪽의 청색, 중앙의 황색, 서쪽의 백색, 남쪽의 적색이었음.

* 칠성기(七星旗): 대장이 장수를 부르거나 호령할 때 사용한 의장기(儀仗旗)로 북두칠성을 그렸음.

* 표미기(豹尾旗): 군대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데 쓰던 기로 표범의 꼬리를 앞뒷면에 그려 길게 만들었음.

* 초요기(招搖旗): 싸움터에서 대장이 부하 장수를 부르고 지휘할 때 사용하던 기

* 금고기(金鼓旗): 취타수의 진퇴와 앉음, 일어남을 지휘하던 기. ‘취타수’는 군대에서 타악기와 관악기를 연주하는 악대.

* 미목(眉目): 눈과 눈썹.

* 분립(分立): 갈라져서 따로 섬.

* 내호(來呼): 속으로 쉬는 숨

* 교룡기(交龍旗): 왕이 거둥할 때 세우는 기. 노란색 바탕에 용트림하는 용 한 마리가 그려져 있거나 용 두 마리를 교차하여 그림.

* 둑(纛): 임금이 타고 가던 가마 또는 군대의 대장 앞에 세우던 큰 의장기.

* 절월(節鉞): 임금이 장수를 떠나보낼 때 권위의 상징으로 내리는 부절(符節)과 부월(斧鉞)

* 선부(仙府): 신선 세계

* 관약지음(管籥之音): 생황과 퉁소 소리.

* 우모지미(羽毛之尾): 새의 깃 짐승의 꼬리.

* 자개창(-槍): 자개를 박아 넣은 창

* 남날개: 사냥꾼이 가지고 다니는 화약이나 탄알을 넣는 그릇.

* 오라: 도둑이나 죄인을 묶을 때 쓰던, 붉고 굵은 줄.

* 홍영기(紅令旗): 열세 쌍을 임금의 수레 앞에 세워서 군령(軍令)을 행하였던 붉은색의 영기(令旗). 청색으로 ‘영(令)’자를 붙임.

* 금훤화(禁喧譁): 마구 지껄여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금함.

* 영전(令傳): 명령을 전함.

* 등롱(燈籠): 대오리나 쇠로 살을 만들고 겉에 종이나 헝겊을 씌워, 그 안에 촛불을 넣어서 달아 두기도 하고 들고 다니기도 하는 등.

* 초롱: 등롱.

* 신전(信箭): 임금이 거둥할 때에, 선전관을 시켜서 각 영(營)에 군령을 전하는 데 쓰던 화살.

* 별운검(別雲劍): 임금이 거둥할 때 운검(雲劍)을 차고 임금의 좌우에 서서 호위하던 임시 벼슬. ‘운검’은 의장(儀仗)에 쓰던 큰 칼.

* 총관(摠管): 오위도총부(五衞都摠府)의 도총관(都摠管)과 부총관(副摠管).

* 내구마(內廏馬) 외구마(外廏馬): 내사복시에서 기르던 말과 궁 밖에서 키운 말.

* 법안(法鞍): 궁중의 관리들이 타는 말에 얹던 안장.

* 세패(細牌): 아주 적은 수의 군사로 편성된 부대.

* 권마성(勸馬聲): 말이나 가마가 지나갈 때 위세를 더하기 위하여 그 앞에서 하인이나 역졸들이 목청을 길게 빼어 부르는 소리.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