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관아
아. 장악원
장악원(掌樂院) 협률랑(協律郞)은 습악(習樂)하기 일삼으니
이원제자(梨院弟子) 천여명(千餘名)이 무동(舞童) 악공(樂工) 되었어라.
제악(祭樂)의 긴 곡조는 신명(神明)이 오시는 듯
여민락(與民樂) 보허사(步虛詞)는 여민동락(與民同樂) 한이 없다.
포구락(抛毬樂) 북춤이며 학춤이며 몽금척(夢金尺)과
쟁강춤 배따라기 화려(華麗)도 거룩하다.
그 중의 처용무(處容舞)는 경주(慶州)에서 왔다 하네.
오색(五色)빛 운하의(雲霞衣)에 복두(幞頭)를 바로 쓰고
넓은 소매 긴 한삼(汗衫)을 곡조마다 나부낄 제
붉은 얼굴 봉(鳳)의 눈은 반쯤 웃는 모양이라.
천관(天官)이 하림(下臨)한가 보기에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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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악원(掌樂院): 음악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
* 협률랑(協律郞): 나라의 제사나 잔치 때 풍류를 아뢰는 일을 맡아보던 벼슬로 장악원의 관원 중에서 임시로 임명함.
* 이원제자(梨院弟子): 장악원에 소속된 악공(樂工)과 기생.
* 제악(祭樂): 나라의 제향 때 연주하던 아악.
* 여민락(與民樂): 임금의 거둥 때나 궁중의 잔치 때 연주하던 아악.
* 보허사(步虛詞): 관악합주로 연주하는 궁중무용의 반주 음악.
* 여민동락(與民同樂): 임금이 백성과 함께 즐김.
* 포구락(抛毬樂): 기녀 십여 명이 두 편으로 갈려 포구문으로 공 넣기를 하며 추는 춤
* 몽금척(夢金尺): 금척사를 부르며 춤을 출 때 받드는 금빛의 자. ‘금척사’는 태종 때 태조의 창업을 기리어 지은 춤.
* 쟁강춤: 징 따위의 쇠붙이로 된 악기를 부딪치며 추는 춤.
* 배따라기: 배를 타고 중국으로 떠나는 사신의 출발 광경을 보이는 춤.
* 처용무(處容舞): 궁중의 연회 때와 세모(歲暮)에 역귀(疫鬼)를 쫓는 의식 뒤에 추던 향악(鄕樂) 무용.
* 운하의(雲霞衣): 구름같이 반투명한 천.
* 복두(幞頭):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홍패를 받을 때 쓰던 관(冠).
* 한삼(汗衫): 손을 감추기 위하여 두루마기나 여자의 저고리 소매 끝에 흰 헝겊으로 길게 덧대는 소매.
* 천관(天官): 하늘의 신선. ‘이조판서’를 달리 이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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