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만화본 춘향가

(한시)만화본 춘향가 - II. 본사 1 (2/4)

New-Mountain(새뫼) 2020. 7. 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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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춘향과 이도령이 사랑을 나누다

 

靑帷紅燭洞房中, 청유홍촉동방중

鏡臺粧奩何櫛比. 경대장렴하즐비

肴陳蔚觴爛登盤, 효진울상난등반

酒熟壺春新上簁. 주숙호춘신상사

琉璃畵盞瑚珀臺, 유리화잔호박대

勸勸薑椒香蜜餌. 권권강초향밀이

花牋書出不忘記, 화전서출불망기

好約丁寧娘拜跪. 호약정녕낭배궤

人間今夕問何夕, 인간금석문하석

大禹塗山辛壬癸. 대우도산신임계

鴛衿栢枕次第鋪, 원금백침차제포

繡帶花帷雜絲枲. 수대화유잡사시

三更股撲燈火, 삼경채고박정화

楚臺香雲浮夢裡. 초대향운부몽리

吾心蝴蝶繞春花, 오심호접요춘화

爾意鴛鴦逢綠水. 이의원앙봉록수

童年風度手段, 동년풍도수단

欲表深情何物以. 욕표심정하물이

菱花玉鏡打撥金, 능화옥경타발금

竹節銀倭舘市. 죽절은채왜관시

烏銅鐵柄統營刀, 오동철병통영도

紫紬雲頭平壤履. 자주운두평양리

投之贈之小無惜, 투지증지소무석

復恨金錢無億梯. 부한금전무억제

男兒口情娶前妾, 남아구정취전첩

內衙時時誇伯娣. 내아시시과백제

長長情緖絡兩身, 장장정서락량신

笑說喬林縈葛藟. 소설교림영갈류

 

휘장 내린 신혼 방엔 붉은 촛불 밝았는데

경대 위엔 화장 상자 어찌 그리 즐비한가.

좋은 안주 울주 장어 난등반에 차려 있고

잘 익은 술 호춘병에 새로 걸러 올렸구나.

유리잔에 술을 따라 호박으로 받침하고

생강 산초 유밀과를 권하고 또 권한다.

화전지를 꺼내 놓고 불망기를 써서 주니

정녕 좋은 약속이라 춘향이 절을 하네.

인간 세상 오늘 저녁 어떠한 저녁인가

우임금 도산씨와 혼인했던 시절인가.

원앙금침 잣 베개를 차례로 펼쳐 놓고

꽃 수놓은 수대인 양 모시풀처럼 엉켰구나.

깊은 밤 채고 세워 촛불을 꺼버리니

초회왕과 무산신녀 꿈을 꾸듯 떠다니네.

“내 마음은 나비처럼 봄꽃을 휘감았고

네 마음은 원앙처럼 푸른 물을 만났구나.”

나이는 어리지만 풍류가 활달하니

깊은 정을 무엇으로 빗대어서 나타낼까.

마름꽃 무늬 새긴 옥거울과 타발 돈과

대나무 무늬 새긴 왜관에서 산 은장도

오동으로 만든 철병 통영의 은장도와

평양의 구름 무의 자줏빛 비단 신발

모두 다 내주어도 아깝지가 않았지만

많은 돈이 없는 것이 다시금 한이 되네.

사내의 옛정으로 결혼 전에 첩을 얻어

관아에 들 때마다 누이에게 자랑한다.

길고 길 정분으로 두 몸을 묶어두고

웃음 띤 이야기는 칡넝쿨이 얽혀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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