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만화본 춘향가

(한시)만화본 춘향가 - II. 본사 1 (1/4)

New-Mountain(새뫼) 2020. 7. 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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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춘향과 이도령이 광한루에서 만나다

 

南原冊房李都令, 남원책방이도령

初見春香絶代美. 초견춘향절대미

三郞愛物比君誰, 삼랑애물비군수

二仙瑤池淑香是. 이선요지숙향시

吾年二八爾三五, 오년이팔이삼오

桃李芳心媚春晷. 도리방심미춘귀

晴莎南陌欲抽綠, 청사남맥욕추록

牧丹東籬方綻紫. 목단동리방탄자

繁華物色帶方國, 번화물색대방국

是時尋春遊上巳. 시시심춘유상사

紅羅繡裳草邊曳, 홍라수상초변예

白紵輕衫花際披. 백저경삼화제피

淸溪夕陽蹴波燕, 청계석양축파연

碧桃陰中香步碧. 벽도음중향보와

姑山處子惹香澤, 고산처자야향택

玉京仙娥鳴佩玘. 옥경선아명패기

蘭膏粉汗洗浴態, 난고분한세욕태

萬北寺前春水瀰. 만북사전춘수미

玻瓈小渚顧影笑, 파려소저고영소

雪膚花貌淸而頍. 설부화모청이규

慇懃腰下怕人見, 은근요하파인견

水面嬌態蓮花似. 수면교태연화사

香風一陣緣楊岸, 향풍일진연양안

復上鞦韆誇妙技. 부상추천과묘기

靑鸞飛動紫羅繡, 청란비동자라수

百尺長繩紅纚纚. 백척장승홍리리

江妃踏波一身輕, 강비답파일신경

月娥乘雲雙足跂. 월아승운쌍족기

尖尖寶襪似苽子, 첨첨보말사고자

衝落枝邊高處蘂. 충락지변고처예

桃花團月掩羅裙, 도화단월엄라군

萬目春城皆仰視. 만목춘성개앙시

紅樓十載所未見, 홍루십재소미견

男子風情潛惹起. 남자풍정잠야기

翩翩靑鳥乍去來, 편편청조사거래

整頓衣裳端正跽. 정돈의상단정기

櫻桃花下捲簾家, 앵도화하권렴가

女曰無遐男曰唯. 여왈무하남왈유

鶯嗔鷰猜路如絲, 앵진연시노여사,

步踏溪邊靑白芷. 보답계변청백지

窓開紅杏碧梧庭, 창개홍행벽오정

屛畵靑山綠水沚. 병화청산록수지

 

남원 부사 자제였던 책방의 이도령이

절대미인 춘향이를 처음으로 보았구나.

“삼랑의 여인인들 그대에게 비하리오.

이선과 요지연에서 즐기던 숙향일세.

내 나이 열여섯이요, 네 나이 열다섯이라.

도리화의 애틋함이 봄빛에 아양이라.”

남쪽 언덕 잔디에는 푸른 빛이 돋아나고

동쪽 울의 모란화는 자주 꽃이 피었구나.

경치도 번화하니, 옛적의 대방국인데

이때는 삼월 삼짇날 봄나들이 나섰구나.

붉은 비단 수놓은 치마 풀잎을 스치우고

흰 모시 얇은 적삼 꽃잎을 헤치누나.

석양 무렵 맑은 물에서 제비처럼 물을 차고

벽도화 꽃그늘에 걸음새도 교태롭다.

마고선녀 향기 나는 연못으로 끌리는 듯,

월궁의 항아 선녀 노리개를 울리는 듯.

향기로운 기름으로 두 볼을 씻는 자태

만복사 앞 봄 시내가 넘실넘실 흐르도다.

유리 같은 맑은 물속 제 그림자 보고 웃고

흰 살갗 꽃다운 얼굴 곱게도 꾸몄구나.

허리 아래 남이 볼까 은근히 꺼려 하니

온갖 자태 물 위의 연꽃과도 같았어라.

향기로운 바람 불어 버드나무 흔드노니

그네에 다시 올라 묘한 재주 뽐내도다.

푸른 난새 날아들 듯, 붉은 비단 수놓는 듯

백 길의 긴 그넷줄 붉디붉게 이어지네.

강비가 물결 차고 온몸을 띄우는 듯.

월궁항아 구름 타고 두 발을 구르는 듯.

뾰족한 비단 버선 콧날이 외씨 같아

가지 끝에 부딪히고 꽃잎을 흩날리네.

복사꽃이 달무리처럼 비단 치마 감쌌으니

봄날 성의 많은 눈이 우러러 보는구나.

기생방 십 년에도 보지 못한 미인이니

사나이 정회를 슬며시 일깨우네.

훨훨 날며 파랑새가 잠시 잠깐 오가더니

옷매무새 정돈하고 단정하게 꿇어앉아

앵두꽃 피어 있고 발 내린 집 가리키며

춘향이 멀지 않소, 몽룡은 ‘알았다네.

꾀꼬리 제비 지저귀는 실 같은 오솔길로

시내 끼고 걸어가니 푸른 구릿대 가득하다.

창을 여니 뜰엔 가득 살구꽃과 벽오동이

병풍에는 청산과 녹수가 그려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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