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만화본 춘향가

(한시)만화본 춘향가 - II. 본사 1 (4/4)

New-Mountain(새뫼) 2020. 7. 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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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이도령이 급제하고 어사로 남행하다

 

惘然歸坐洛中宅, 망연귀좌낙중택

注目南天窓每䦱. 주목남천창매위

音容黯黯斗峙雲, 음용암암두치운

書信茫茫漢江鯉. 서신망망한강리

紅閨後約恐或晩, 홍규후약공혹만

每日長安開墨壘. 매일장안개묵루

風騷句裡問宋玉, 풍소구리문송옥

史記篇中談李悝. 사기편중담이리

春塘二月謁聖科, 춘당이월알성과

身作龍門九級鮪. 신작용문구급유

東坡文體右軍筆, 동파문체우군필

一天先場呈試紙. 일천선장정시지

文臣及第壯元郞, 문신급제장원랑

御酒恩花榮莫比. 어주은화영막비

香名藉藉翰林召, 향명자자한림소

敎坊群娥歌學士. 교방군아가학사

芸臺華職拜正字, 운대화직배정자

玉署淸班登校理. 옥서청반등교리

平生所願輒如意, 평생소원첩여의

特除湖南新御使. 특제호남신어사

延英殿下肅拜歸, 연영전하숙배귀

敦化門前啓行李. 돈화문전계행리

征驂躍出罷漏頭, 정참약출파루두

此去南州幾百里. 차거남주기백리

陽城稷山短長亭, 양성직산단장정

草浦恩津深淺涘. 초포은진심천사

完山客舍一宵枕, 완산객사일소침

念外靑蛾幾羅綺. 염외청아기라기

公中得私此行色, 공중득사차행색

地漸南時人漸邇. 지점남시인점이

呼艟急渡五院溪, 호동급도오원계

喚酒忙過獒樹坻. 환주망과오수지

潛行弊衣等范叔, 잠행폐의등범숙

陸路無車山着欙. 육로무거산착류

官門消息問來人, 관문소식문래인

有一田翁閑負耜. 유일전옹한부사

新官城主太狂妄, 신관성주태광망

其也佳人蟄萬死. 기야가인칩만사

貞心守節以爲罪, 정심수절이위죄

一月官庭三次箠. 일월관정삼차추

緣誰將作獄中鬼, 연수장작옥중귀

可憎當年總角氏. 가증당년총각씨

推之一事可知十, 추지일사가지십

闔境之民同有庳. 합경지민동유비

輪囷我膽强自制, 윤균아담강자제

睨視月梅心暗訾. 예시월매심암자

 

한양집에 돌아와서 망연히 앉았다가

남쪽 하늘 바라보려 창문을 여는구나.

임의 소리 임의 모습 두치 구름에 묻혀 있고

편지는 멀고 멀어 한강의 잉어로다.

침실에서 맺은 약속 혹여나 늦을세라

날마다 한양에서 글공부로 다투누나.

글귀의 속뜻은 송옥에게 물어보고

사기의 내용은 이리와 의논한다.

이월에 춘당대에서 알성과를 보이시니

용문에 몸을 들인 최고의 물고기라

소동파의 문체와 왕희지의 글씨체로

제일 먼저 글을 지어 시지를 올렸구나.

문과에 급제하여 장원이 되었으니

어사주 어사화 영광도 그지없다.

평판도 자자하여 한림으로 부르시니

장악원의 궁녀들도 한림학사 칭송하네.

비서각의 귀한 벼슬 정자 벼슬 역임하고

홍문관 맑은 벼슬 교리에 올랐구나.

평생의 소원이 문득 뜻대로 이루어져

호남의 새 어사로 특별히 제수하네.

영영전 아래에서 절을 하고 돌아와서

돈화문 앞에서 행장을 차렸구나.

파루 치자 곧바로 마차 타고 출발하니

여기에서 남원까지 가는 데 백 리라.

양성과 직산은 오 리 십 리 거리이니.

초포 은진 깊고 얕은 물을 건너 지났구나.

완산의 객사에서 하룻밤을 묵었으니

뜻밖에 고운 미인 나기를 만나리라.

공무 도중 사사로운 일도 보는 이 행차에

점점 남원 닿을 때니 임도 점점 가깝구나.

사공을 급히 불러 오원계를 건너가고

술을 시켜 마신 뒤에 오수섬도 건넜구나.

헌옷 입고 숨어드니 범숙의 모습이니

육로에는 수레 없고 산길에는 나막신이라.

만나는 사람에게 관아 소식 물어보니

밭 가는 늙은 농부 쟁기질을 멈추었다.

“새로 온 사또님이 크게 미쳐 망령이니

아리따운 그 낭자가 거의 죽게 되었구나.

수절하는 곧은 마음 오히려 죄가 되어

한 달 동안 관아에서 세 차례나 매 맞았네.

어떤 관아 놈 때문에 옥중 귀신 될 것이니

그 때의 총각놈이 괘씸하고 얄밉도다.”

하나를 미뤄보면 열 가지를 아는지라

고을의 온 백성이 유비 백성 같았구나.

“속 넓은 내 마음도 참기가 어려운데

속 좁은 월매 마음 답답하고 싫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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