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6년~97년

밤을 향하는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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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향하는

 

밤을 향하는 시간안에서

서울은 거대한 묘지를 이루었다.

젊은 것이나, 나이를 먹었거나

술 취하러 가는 남자거나

총총 귀가길 서두르는 여자거나

모두 낱낱 유골이 되어

채곡히 도시의 야경 속으로 모여든다.

달이 뜨면 또 가로등이 켜지면

가을밤 싸늘한 기운 속에서 허우적이며

나는 살지 못한자, 너는 죽은 자

영혼 없는 육신만으로 움직거리고

미로 같은 묘지에서 제 갈길을 찾아……

모두들 어둠에만 익숙한 탓.

다음 언제 쯤인가 밝음은 또 올 것이고

밝으면 깊숙한 데 숨어버리겠지

그 때까지 밤을 향한 시간 안에서

나도 또 하나의 유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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