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6년~97년

작약가는 길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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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약 가 는 길

 

 

지용이 아니래도 뛰어들고 싶다.

이 땅의 모든 오물이 어울어져 출렁이는 바다에

또 하나의 오물처럼 던지고 싶은

장난감 같은 섬을 향해 가는 배 위에

현실을 버리고 싶은 이들과

현실에서 버린 이들은

아주 서툰 방법으로 현실을 잊어버리고 싶다.

하지만 뿌리침에 익숙하지 못함으로

쉬이 뛰어들지 못하는

멀어져가는 뭍에 대한 애착.

작약은 잠시의 머뭇거림을 이해할 수 없게

저 가까운 곳에서 기다린다.

뛰어든 있건 없건

배는 장난감 같은 섬에 사람을 부리고

내렸다.

기껏 소주 한잔으로 달래버릴 잠시의 이각지대 위에

어짜피 돌아갈 배시간에 맞추는

적당한 취기,가까이서 비웃는 듯한 뭍

냄새 나는 바닷바람에 냄새나는 몸을 노출시키고

저기 뭍과의 거리를 가늠한다.

얼마나 먼가

 

돌아오는 배안에서

취기가 아니래도 뛰어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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