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환절기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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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없는 하늘가 찍혀지는 것은 구름처럼

팔 위 다리 위 번져오는 마른 버짐.

이것이 전부라면 차라리 다행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이 계절이 끝나기 전에 남은 게 많다.

콜록콜록 야윈 기침, 허옇게 스멀거리는 가려움

작은 몸뚱아리는 계절의 변화에 이렇듯

치열하게 사랑하며 싸우며 견디어 내는 데도

새 계절이 온대도 더 이상 해야 할 말이 없다.

발뿌리에 채이는 게 돌맹이든 낙엽 조각이든

어디론가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게 무겁게도

자 끝이다. 이제 새 시작이다.

선언해도 여전히 무겁게 무겁게

 

팔 소매를 끌어내려 팔꿈치를 덮는대도

그것으로 한 계절을 살아갈 수 없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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