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상가집에서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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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꾸벅 절하고

고인과 나와의 관계를 짐작해도

여전히 처음 보는 사람이다.

그래도 두 손 모으고

삼가 명복을 빕니다.

삼가

 

해는 아직도 중천인데

오락가락, 술 한 잔 먹지 않고

돌아오는 길

괜한 눈물만 난다.

저이가 내게 무슨 은혜를 베풀었기에

 

그러나 누군 죽고 누군 남아

어두워지는 저녁길

흐느적이며 길을 서두른다.

이런 날은 채이는 돌부리도 없어

맨 땅 지친 듯이 터턷이며

피로, 고단한 피로

 

소주 한병 시켜 놓고

홀짝거리며 되돌려보는 하루

누구였던가, 시진 속 주인공은

아니야, 아니야

내가 오늘 어디 다녀왔던가 아닌가부터

다시 물어야 할 판

 

흩어진 내 자취는

어디쯤 떠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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