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가지 않는 길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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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떨리도록 불러보는 하늘 아래 젊은 아빠들의 미어지는 가슴으로 갈 길을 찾아본다. 차음부터 두 갈래 길이 있었을까? 누구의 바람대로 어느 한 길을 택하고, 훗날 간 길,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추억하게 될까? 그러나 딸아. 길이 한 갈래였던 것처럼 사람들은 오로지 한길로만 나아갈 뿐이다. 보이는 건 밟고 지나쳐버린 흔적일 뿐이고, 남아 있는 건 시간의 파편이다. 남아 있는 게 없구나 네게 무얼 전해 주리. 고달팠던 삶의 궤적들. 바라보며 쓸쓸히 돌아서는 젊은 아빠들. 그 중 네 아빠의 어깨에 떨어지는 흐느낌. 딸아. 그러나 딸아. 내가 간 길 말고 다른 길이 있었을 거라는 소망 하나는 그대로 전해 주고 싶구나. 그것으로 살아 왔으니.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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