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또는 함께/보고읽은 뒤에

김진애의 '이 집은 누구인가'

New-Mountain(새뫼) 2018. 9. 2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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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소나기 냄새

내가 좋아하는 냄새 중의 하나가 '소나기 냄새'다. 사실 비 냄새라기보다는 비와 흙, 비와 먼지가 섞이며 생기는 흙냄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이것을 소나기 냄새라 부른다. 굵은 소나기가 갑자기 뿌리면 흙에서부터 올라오는 그 순간의 냄새는 무어라 표현할까. '온 세상이 변하려는 그 순간의 냄새'다. 특히 흙마당이 있는 집, 시골의 흙길 학교 운동장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는 그런 변화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잇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하나다. 



눈소리를 듣고 싶다.

눈소리ㅣ를 느껴본 적이 언제인가? 눈 오는 것을 조용하게 묘사하지만, 바로 그 조용한 점 때문에 눈소리는 더욱 진귀하다. 눈 오는 소리를 '소복소복'이라고 표현한 지혜는 참으로 놀랍다. 소복소복은 물론 '쌓인다'는 '양'을 표현하는 형용사임에고 불구하고, '소볷소복'이라는 말을 들으면 눈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마찬가지로, '펑펑'이라는 말도 양을 표현하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시가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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