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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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안개, 어설픈 파도

다리를 굳게 내릴 곳은 처음부터 없었기에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할 수 없다.

 

어디 좋은 곳 찾아 떠나볼 욕심도 없이

물길 흐르는 곳에, 시간 흐른 곳에

묵묵히 자리 지켜내고

꾸밈도 없이 과장도 없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땅, 그 위에서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도

누구도 바라보지 않아도

성큼 다가와 안아주지 않아도

 

바람결에, 시 지나치는 날짐승 울음 속에

꼿꼿이 하늘 보고 서 있기에

그래도 우리는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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