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석양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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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리, 저렇게 새빨갛게 노을지는데

끝끝내 내어 뱉은 한 마디는

살아남은 몸을 태우고

아득히 우리 추억까지 날려버렸구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한 그 사람이 다시 사랑을 해 주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무엇을 남겨두고 무엇을 일깨우며

제 몸 한 줌 먼지되도록

애달파 지켜내려는가

이미 다 기운 햇발에서

무어 밝은 거 볼 수 있다고

눈 크게 치켜뜨는 이들이여

바람처럼,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치며 살아버리자고

애를 태워 버리나

한 줌 몸뚱이 차갑게 날리는

저녁도 아닌 어둔 범도 아닝 때에

어쩌리,

끝내 남겨 둔 한 마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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