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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리, 저렇게 새빨갛게 노을지는데
끝끝내 내어 뱉은 한 마디는
살아남은 몸을 태우고
아득히 우리 추억까지 날려버렸구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한 그 사람이 다시 사랑을 해 주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무엇을 남겨두고 무엇을 일깨우며
제 몸 한 줌 먼지되도록
애달파 지켜내려는가
이미 다 기운 햇발에서
무어 밝은 거 볼 수 있다고
눈 크게 치켜뜨는 이들이여
바람처럼,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치며 살아버리자고
애를 태워 버리나
한 줌 몸뚱이 차갑게 날리는
저녁도 아닌 어둔 범도 아닝 때에
어쩌리,
끝내 남겨 둔 한 마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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