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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통 위에서 문득 보았습니다.
잔설처럼 아니 첫눈처럼 얹혀 있는
그네의 흰 머리칼 드문드문.
그 흰색이 뭘 뜻하는지 잘 압니다.
세월의 아픔 속에서 속으며 살아온
잃어버린 시간, 찾을 수 없는 것.
어디론가 문득 사라져 버리는 순박하게 겁없던
고운 꿈들, 이젠 찾을 수 없는 것.
시간 저편에 남겨두고 달려온 그네의
아름다운 나날들, 그러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
그러나 그 흰색이 뭘 뜻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부딪히며 부대끼며
작은 몸에 묻혀온 그 흔적의 의미
버려두고 남겨두고 혹은 감추어 오고
그리하여 지금 가슴 속 깊이
남아 있을 몇 조각의 자취들.
그네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을까요.
벌써 머리는 저런데.
잠결 꼭 두 손을 쥐어 보았습니다.
내 손보다 더 커져버린 듯한 무게
왜 그리 그네의 손이 커 보이고
또 무거워졌는지를 잘 압니다.
그러나 생활이라는 당연한 과정속에서
어느 날 급하게 느끼게 되는
그런 감정들은 아직도 잘 모릅니다.
아내여
사랑하는 아내여
불러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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