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감추어지지 않는 감춤에 대하여
당연한 말이지만, 나에게도 가족이 있다.
현재 같은 집에서 같은 밥먹고 같이 사는 가족 말고
예전에, 그러니까 새 가족과 함께 살던 가족들.
한 분은 이미 돌아가셨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부근에서들 그들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가족일 뿐, 지금은 아니다.
10여년을 그렇게 각각 살아왔다.
그렇게 된 이유를 굳이 문자로 밝히려는데는 참 힘든 용기가 필요하다.
이 글을 다른 이가 읽을 일도 없을 뿐더러,
내 스스로 다시 되새김질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문자도 밝히려는데는 정말 힘든 용기가 필요하다.
과거의 부끄러움과
현재의 낯뜨거움이 모인
그간 그간의 처철함들
예전에 느꼈던 그들에 대한 불편함과
여전히 갖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노여움
이유나 과정이 어찌 되었던
지금은 그런 감정들만이 남아 있다.
앞으로의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만,
여전히 그런 감정들이 내 사고를 방해한다.
당연히 지금 몇 자 적어두려는 것도 어렵다.
혼란스럽지는 않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다.
누가 얽었던지보다 누군가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일뿐.
감출 필요도 없고, 감추려 하지도 않았던 것이지만
지금은 그렇게 감추어져 있다.
내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모습으로
그렇게
지금의 가족인 것처럼,
다시 가족이고 싶다.
728x90
'홀로 또는 함께 > 어울리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금의 신문 기사들 (0) | 2013.03.29 |
---|---|
해동의 계절 (0) | 2013.02.17 |
13살의 무구한 언어 (0) | 2013.01.28 |
뒷모습, 사랑하는 이의 (0) | 2013.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