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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논술첫걸음 - 10.논술쓰기

New-Mountain(새뫼) 2016. 7. 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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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논술쓰기

 

가. 문자

- 2016 홍익대 수시

 

문제 1제시문 ()에서 문자 문화의 특성을 찾아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 (), ()에 나타난 독서 경험이나 책에 대한 태도를 분석하여 논술하시오. (800±100

 

 

 

제시문 ()

전자 시대의 문화는 문자 시대의 문화와 상당히 다른 속성을 지닌다. 전자 매체의 급격한 발달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전자 시대의 세상을 열어 간다. 전자 시대의 온라인 네트워크 속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내용이 존재한다. 이 정보와 내용은 무한히 다양한 방식으로 뒤섞여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 한편, 단 한 번의 누름으로 수정되거나 삭제될 수 있다. 이런 속성은 책이나 문자의 공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전자 문화에서는 정보와 내용의 성격도 달라지고 정보 전달의 과정도 전자적으로 바뀐다. 가령 전달 매체가 종이에서 스크린이나 모니터로 바뀌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전자 정보는 주로 스크린이나 모니터의 영상으로 제공된다. 문자 정보가 논리와 개념을 강조한다면, 영상 정보는 인상과 이미지를 강조한다. 또 문자 정보는 독립적이고 정신의 집중과 성찰을 요구한다. 그러나 영상 정보는 상호적이고 즉각적이며 감각에 호소한다.

온라인에 존재한다는 것은 실존적 깊이에 대한 주관적 체험을 갖는다는 것과 서로 양립할 수 없다. 달리 말해 전자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전자적인 것은 곧 즉각적인 것이고, 지금 이 순간의 것이다. 우리는 전자적인 것에 대해서 즉각적이고 감각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문자 문화 속에 들어 있는 깊이와 주관성의 서사적 구조화는 지금 이 순간의 것이 아니다. 독서를 해 나감에 따라, 독자의 기존 의식 구조는 내면적인 수정 과정을 겪게 되고 이 과정이 점차 사회적으로 확산된다. 그 결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상상의 공동체가 형성된다. 이러한 과정은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이 말한 지속의 시간 속에서 가능하다. 지속의 시간은 자유롭게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와 통합시킬 수 있는 인간의 시간이다. 전자 시대 이전, 인간은 지속의 시간 속에서 살았다. 그러나 전자 시대를 지배하는 것은 지속의 시간이 아니다.

 

 

제시문 ()

무릇 글을 읽을 때는 반드시 책상을 정돈하여서 정결하고 단정하게 하고, 책을 가지런히 놓고 나서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책을 대하여 천천히 글자를 보면서 자세하고 분명하게 읽는다. 반드시 글자 하나하나를 똑똑히 읽어서 한 글자라도 틀리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보태지도 말고, 뒤집지도 말며, 억지로 끌어대서 암기하지도 말아야 한다. 다만 여러 번 외운다면 자연히 입에 올라서 오래도록 잊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글을 천 번 읽으면 그 뜻은 저절로 나타난다.”라고 하였다. 읽어서 마음에 젖으면 해설을 기다리지 않고도 그 뜻을 절로 깨닫게 됨을 말한 것이다.

내 일찍이 독서에도 삼도(三到)가 있다고 했는데, 그것은 심도(心到), 안도(眼到), 구도(口到)를 말한다.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눈이 자세히 보지 못하고, 마음과 눈이 전일(專一)하지 못하면 다만 건성으로 읽을 뿐이니 결코 기억하지 못하고, 기억한다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삼도 중에 심도가 가장 중요하다. 마음이 이미 이르렀다면 눈과 입이 어찌 이르지 않으랴.

 

제시문 ()

상습적으로 고급 외제차에 불을 지른 소년을 상담한 적이 있다. 나이는 열다섯이었다. 세 차례 만나도록 어린 연쇄방화범은 입을 여는 법이 없었다. 결코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소년의 말문을 튼 것은 별다른 의도나 계획 없이 무심코 들고 간 한 권의 책이었다. 이를테면 책은 강고했던 저 트로이의 방어진을 일거에 무력하게 만든 목마였던 셈이다. 고색창연한 절에 불을 지른 방화범의 내면을 탐미적 언어로 그려낸 소설을 읽고 소년은 봇물 터진 듯 자신의 감정을 쏟아 냈다. 기괴한 형식의 죽음을 선택했던 이방의 작가가 쓴 소설 속에서 소년이 발견한 것은 단 한 번도 타인에게 드러내 보인 적 없는, 스스로도 부정하기에 바빴던 자기 자신이었다.

소년은 그 책을 읽으면서 고름을 짜는 듯한 고통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고백했다. 자신 안에 도사리고 있던 유일무이한 괴물과의 조우에서 비롯된 고통이었을 것이고 그 괴물이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님을 확인함으로써 얻은 안도감이었을 것이다. 고통은 심리치료의 시작이고 쾌감은 심리치료의 끝이다. 독서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를 두려움 없이 똑바로 바라보게 할 수는 있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품은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남에게 이해받는다는 것의 기쁨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낀 순간, 소년이 자신도 모르게 사육하던 괴물은 자취를 감추었다.

 

 

제시문 ()

18세기 프랑스 독자는 우리와 전혀 다른 정신세계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텍스트에 어떻게 반응했든지 간에 그들의 경험에 우리의 경험을 투영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최소한의 주장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가 아무리 다양하게 반응했다해도 그것은 대체로 강렬한 반응이었을 것이다. 텔레비전과 라디오가 인쇄된 말의 패권에 도전하지 못하던 시절, 책은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만큼 강하게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사상을 흔들어 놓았다. 리처드슨, 루소, 괴테는 단순히 독자의 눈물을 짜내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파멜라신 엘로이즈는 연인, 부부, 부모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가장 친밀한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좋은 자료가 남아 있는 몇 가지 경우에서 보듯이 행동 양식을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초기 로맨틱 소설이 오늘날에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감상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18세기 독자에게는 저항할 수 없을 만큼의 진실성으로 가슴을 울렸다. 그것은 작가와 독자, 독자와 텍스트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놓았다. 작가는 독자들의 기질이나 성품뿐만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들의 사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영향은 굉장한 것이어서, 그들이 어떤 사회적, 정치적 행동을 할 때, 작가로부터 배우고 몸에 익힌 사유의 방식을 적용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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