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23년 이후

갈아타는 곳을 찾아

New-Mountain(새뫼) 2024. 7. 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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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타는 곳을  찾아

 
이러구러 별 뜻 없이 유쾌하게 키득거리다가
일상처럼 소주잔을 홀짝홀짝 기울이다가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조심조심 제기면서 지하철 역사로 들어선다.
 
그리고 머뭇거린다.
지상의 모든 것 복잡함과 번거로움을
몇 개의 선과 몇 개의 점으로 단순화한
지하철 노선들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잠시 머뭇거린다.
어디쯤에서 선을 바꾸고서
어느 점을 향해 가야 하는지
어떻게 가는 것이 빠른지, 편한지를
따져보며 머뭇거린다.
 
그러다가 머뭇거린다.
지금까지 지나온 선은 무슨 색이었고
어디쯤에서 선을 바꾸었으며
지금 취해 머무는 점은 어디인지
잠시 머뭇거린다.
과거의 선과 점들이 앞으로의 선과 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낯선 역사의 풍경 속에 우두커니 서서
시답잖게 머뭇거린다.
 
이리 가나 저리 가나 무슨 차이 대단하다고
일상처럼 선과 점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조심조심 제기면서 더 깊숙이 지하로 내려선다.
 
(202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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