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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도(芍藥島)
ㅡ인천여고 문예반과
ㅡ 한하운
작약꽃 한 송이 없는 작약도(芍藥島)에
소녀들이 작약꽃처럼 피어
갈매기 소리 없는 서해에
소녀들은 바다의 갈매기
소녀들의 바다는
진종일 해조음만 가득 찬 소라의 귀
소녀들은 흰 에이프런
귀여운 신부
밥짓기가 서투른 채
바다의 부엌은 온통 노래소리
해미(海味)가에 흥겨우며
귀여운 신부와
한 백년 이렁저렁 소꼽놀이
어느새
섬과
바다와
소녀들은 노을 활활 타는 화산 불
인천은 밤에 잠들고
소녀들의 눈은 어둠에 반짝이는 별, 별빛
배는 해각(海角)에 다가서는데
소녀들의 노래는 <Aloha oe>
선희랑 민자랑 해무(海霧) 속에 사라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Aloha oe>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안녕
<Aloha oe> 또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 작약도 : 영종도와 월미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으로 현재명 물치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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