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서거정의 '농부의 탄식(전부탄)'

New-Mountain(새뫼) 2022. 4. 1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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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父嘆(전부탄)  ;  농부의 탄식

 

徐居正(서거정, 1420∼1488)

신영산 옮김

 

 

 

辛丑年旱荒, 六十年間所無. 신축년한황 육십년간소무

신축년(1481) 큰 가뭄에 흉년이 들었으니, 이는 지난 60년 동안 없었던 일이다

 

白露下百草 백로하백초   흰 이슬은 모든 풀에 내려와 덮였는데

鶗鴃先早鳴 제격선조명   접동새는 너무 일찍 배고프다 울고 있고,

今年大旱蝗 금년대한황   올해에는 큰 가뭄에 메뚜기까지 날아와

百谷□不成 백곡□불성   모든 곡식 익지 못해 거두지 못했구나.

饘粥尙不繼 전죽상불계   죽이라도 끼니를 이어갈 수 없었으니

藜藿粗充腸 여곽조충장   명아주잎 콩잎으로 배를 겨우 채웠어라.

老母但飮漿 노모단음장   늙으신 어머니는 오직 물만 드시거니,

三日闕奉將 삼일궐봉장   사흘 동안 식사를 봉양하지 못함이라.

小兒日啼飢 소아일제기   어린아이 날마다 배가 고파 울었으니

顔色已痿黃 안색이위황   얼굴빛은 이미 저리 누렇게 야위었다.

八月尙如此 팔월상여차   팔월인데 벌써 이런 형편이 되었으니,

又何以卒歲 우하이졸세   또 어찌 한 해를 넘길 수 있으리오.

昨夜府帖至 작야부첩지   어젯밤엔 관아에서 공문이 보내와서

督令輸早稅 독령수조세   밀린 세금 어서 빨리 바치라고 독촉하는데

早稅尙難輸 조세상난수   이른 세금 바치기는 언제나 어렵거니,

□稻不盈握 □도불영악   거둬들인 벼이삭은 한 줌도 안 되도다.

剜盡心頭肉 완진심두육   심장에 붙은 살을 모조리 깎아내도

何能免鞭扑 하능면편복   관아의 매타작을 어찌 면한단 말인가.

寧爲死□□ 영위사□□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르리라.

生必長苦辛 생필장고신   살아서는 끝끝내 고생만 할 것이라.

夫婦相對泣 부부상대읍   지아비 지어미가 마주 보며 울다 보니,

長夜方向晨 장야방향신   긴 밤 지나 어느덧 새벽이 되었구나.

 

* □는 판독하기 어려운 글자로, 앞뒤의 맥락을 고려하여 풀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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