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정래교의 '농사짓는 이들의 한탄(농가탄)'

New-Mountain(새뫼) 2022. 4. 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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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家歎(농가탄) ; 농사짓는 이들의 한탄

 

鄭來僑(정래교, 1681~1759)

신영산 옮김

 

 

赤日鋤禾霜天穫 적일서화로상천   뙤약볕에 김을 매어 서리 올 제 벼 거두니,

水旱之餘能幾獲 수한지여능기획   홍수 가뭄 겪었으니 얼마나 거두었겠나.

燈下繅絲鷄鳴織 등하소사계명직   등불 아래 실을 잣고 새벽까지 베를 짜도

戞戞終日纔數尺 알알종일재수척   삐꺽삐꺽 종일 해도 겨우 몇 자 전부더라.

稅布輸來身無褐 세포수래신무갈   세금으로 베 바치니 몸에 걸칠 옷이 없고,

官糶畢後甁無粟 관조필후병무속   관아 환자 갚았더니 독에는 낟알 하나 안 남더라.

惡風捲笷山雪深 악풍권묘산설심   모진 바람 지붕을 말아올리고 산에는 눈 깊었는데,

糟糠不飽牛衣宿 조강불포우의숙   지게미도 못 먹고서 소 거적 덮고 자는구나.

 

白骨之徵何慘毒 백골지징하참독   백골에도 세금을 매겨가니 어찌나 참혹한지

同鄰一族橫罹厄 동린일족횡리액   이웃의 친척들도 횡액을 당했구나.

鞭撻朝暮嚴科督 편달조모엄과독   아침저녁 매질하여 엄하게 독촉하니

前村走匿後村哭 전촌주닉후촌곡   앞마을은 달아나 숨고 뒷마을은 통곡하노라.

鷄狗賣盡償不足 계구매진상부족   닭과 개를 다 팔아도 빚 갚기에 부족한데

悍吏索錢錢何得 한리색전전하득   사나운 아전들은 돈만 찾으니, 어디에서 얻겠는가.

父子兄弟不相保 부자형제불상보   아비 자식 형과 아우 서로 돕지 못하노니

皮骨半死就凍獄 피골반사취동옥   반쯤 죽은 뼈와 살이 차가운 감옥으로 끌려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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