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운문)/풍물한양가

한양가(한산거사) - 4.상점 _ 다.육의전

New-Mountain(새뫼) 2020. 10. 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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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점

 

다. 육의전

 

큰 광통교(廣通橋) 넘어서니 육주비전(六注比廛) 여기로다.

일 아는 열립군(列立軍)과 물화(物貨) 맡은 전시정(廛市井)은

큰 창옷(氅-)에 갓을 쓰고 소창옷에 한삼(汗衫) 달고

사람 불러 흥정할 제 경박(輕薄)하기 측량(測量)없다.

 

백목전(白木廛) 각색방(各色房)에 무명이 쌓였어라.

강진목(康津木) 해남목(海南木)과 고양(高陽)낳이 강진낳이며

상고목(商賈木) 군포목(軍布木)과 공물목(貢物木) 무녀포(巫女布)와

천은(天銀)이며 정은(丁銀)이며 서양목(西洋木)과 서양주(西洋紬)라.

 

지전(紙廛)을 살펴보니 각색 종이 다 있구나.

백지(白紙) 장지(壯紙) 대호지(大好紙)며 설화지(雪花紙) 죽청지(竹靑紙)며

선익지(蟬翼紙) 화초지(花草紙)며 깨끗할 사 백면지(白綿紙)며

상화지(霜花紙) 자문지(咨文紙) 초도지(初塗紙) 상소지(上疏紙)며

천연지(川連紙) 모토지(毛土紙)와 모면지(毛綿紙) 분당지(粉唐紙)와

궁전지(宮箋紙) 시축지(詩軸紙)와 각색 능화(菱花) 고울시고.

 

베전(廛)을 살펴보니 각색 마포(麻布) 들어 쳤다.

농포세포(農布細布) 중산치(重散置)며 함흥(咸興) 오승심의포(五升深衣布)며

육진장포(六鎭長布) 안동포(安東布)와 계추리 해남포(海南布)와

왜베 당베(唐-) 생계추리 문포(門布) 조포(造布) 영춘포(永春布)며

길주(吉州) 명천(明川) 가는 베는 바리 안에 드는 베로다.

 

청포전(靑布廛) 살펴보니 당물화(唐物貨)가 벌여 있다.

중침세침(中針細針) 수바늘(繡-)과 다홍삼승(茶紅三升) 청삼승(靑三升)과

녹전홍전(綠氈紅氈) 분홍전(粉紅氈)과 삼승고약(三升膏藥) 공단(貢緞) 고약

감투모자 회회포(回回布)와 민강사당(閩薑沙糖) 오화당(五花糖)과

연환당(軟環糖) 옥춘당(玉春糖)과 갖은 당속(糖屬) 벌여 있다.

 

선전(線廛)은 수전(首廛)이라 돈 많은 시정(市井)들이

호사(豪奢)도 혼란(混亂)하고 인물도 준수(俊秀)하다.

각색 비단 벌였으니 화려(華麗)도 장할시고.

공단대단(貢緞大緞) 사단(紗緞)이며 궁초생초(宮綃生綃) 설한초(雪寒綃)며

금계제파(金鷄啼罷) 일륜홍(日輪紅)하니 날 돋았다 일광단(日光緞)과

일년명월(一年明月) 금소다(今宵多)하니 달이 밝은 월광단(月光緞)과

추운담담(秋雲淡淡) 영유유(映悠悠)하니 보기 좋은 운문대단(雲紋大緞)

춘풍도리(春風桃李) 화개야(花開夜)하니 번화로운 도리불수(桃李佛樹)

매화만국(梅花萬國) 청모적(聽暮笛)하니 매죽문(梅竹紋) 가계주(紬)며

용귀호동(龍歸曉洞) 운유습(雲猶濕)하니 혼란(焜爛)할사 용문갑사(龍紋甲紗)

상사볼견(相思不見) 이내 마음 임 그리운 상사단(相思緞)과

은한성희(銀漢星稀) 일도통(一道通)하니 통해주(通海紬) 이름 짓고

명괘금방(名掛金榜) 제일인(第一人)하니 장원주(壯元紬) 되어 있고

산천초목(山川草木) 번성하니 넌출진 포도대단(葡萄大緞)

만경창파(萬頃蒼波) 조개 비단 보기 좋은 금선단(金線緞)과

부화부순(夫和婦順) 만사성(萬事成)하니 양화단(兩和緞) 이름 짓고

팔월 구월 천기냉(天氣冷)하니 설사(雪紗) 빙사(氷紗) 되어 있고

태상노군(太上老君) 호로단(虎鷺緞)과 천세만세(千歲萬歲) 만수단(萬壽緞)과

역발산(力拔山) 기개세(氣蓋世)는 초한(楚漢) 적 우단(羽緞)이라.

얼룩덜룩 광월사(光月紗)며 알쏭달쏭 아롱단(-緞)과

한 냥(兩) 두 냥 팔량주(八兩紬)며 한 쌍 두 쌍 쌍문초(雙紋綃)며

수건(手巾)감 흑저사(黑紵紗)며 이불감 남사라(藍紗羅)며

볼끼감 자지상직(紫地上織) 휘항감(揮項-) 검은 궁초(宮綃)

 

어물전(魚物廛) 살펴보니 각색 어물 벌여 있다.

북어(北魚) 관목(貫目) 꼴독어[骨獨魚]며 민어(民魚) 석어(石魚) 통대구며

광어(廣魚) 문어(文魚) 가오리며 전복(全鰒) 해삼(海蔘) 가자미며

곤포(昆布) 미역 다사마(多士麻)며 파래김 우뭇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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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통교(廣通橋): 청계천 위에 놓여있던 다리.

* 육주비전(六注比廛): 육의전(六矣廛). 선전(縇廛)ㆍ면포전(綿布廛)ㆍ면주전(綿紬廛)ㆍ지전(紙廛)ㆍ저포전(紵布廛)ㆍ내외 어물전(內外魚物廛)

* 열립군(列立軍): 가게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끌어들여 물건을 사게 하고, 가게 주인으로부터 삯을 받는 사람.

* 전시정(廛市井): 가게를 차리고 물건을 파는 사람.

* 창옷: 소창옷. 소매가 좁고 무가 없는 중치막 밑에 입던 웃옷.

* 백목전(白木廛): 면포전(綿布廛). 무명을 팔던 가게.

* 강진목(康津木) 해남목(海南木): 강진과 해남에서 생산되는 무명.

* -낳이: 지명 뒤에 붙어서 어느 곳에서 또는 언제 짠 피륙인지를 나타내는 말.

* 상고목(商賈木): 사사로이 사고파는 무명.

* 군포목(軍布木): 병역을 면제하여 주고 그 대신 받아들이던 무명.

* 공물목(貢物木): 궁중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하여 여러 군현에 부과하여 상납하게 무명.

* 무녀포(巫女布): 무당에게 세금으로 받아들이던 베.

* 천은(天銀): 품질이 가장 좋은 은.

* 정은(丁銀): 품질이 가장 낮은 은.

* 서양목(西洋木): 당목(唐木). 되게 드린 무명실로 폭이 넓고 바닥을 곱게 짠 피륙의 하나.

* 서양주(西洋紬): 서양에서 생산된 명주.

* 지전(紙廛): 종이를 팔던 육주비전.

* 장지(壯紙): 기름을 먹여 장판지로 섰던 두껍고 질긴 큰 종이.

* 대호지(大好紙): 품질이 낮고 넓고 긴 한지(韓紙).

* 설화지(雪花紙): 강원도 평강에서 나는 흰 종이.

* 죽청지(竹靑紙): 매우 얇으나 단단하고 질긴 종이.

* 선익지(蟬翼紙): 두께가 매미의 날개처럼 매우 얇은 종이.

* 화초지(花草紙): 꽃무늬가 있는 종이.

* 백면지(白綿紙): 품질이 썩 좋은 흰 종이.

* 상화지(霜花紙): 전북 순창 부근에서 나는 윤이 나고 질긴 종이.

* 자문지(咨文紙):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주고받던 문서에 쓰던 두껍고 질긴 종이.

* 초도지(初塗紙): 도배할 때 맨 먼저 바르던 한지.

* 상소지(上疏紙): 상소를 올릴 때 썼던 종이.

* 천연지(川連紙): 편지지로 쓰는 중국에서 나는 종이.

* 모토지(毛土紙): 중국산 종이의 하나.

* 모면지(毛綿紙): 품질이 낮은 중국산 종이.

* 분당지(粉唐紙): 곧 희고 얇은 중국산 종이.

* 궁전지(宮箋紙): 품질이 썩 좋은 도배지.

* 시축지(詩軸紙): 시를 적던 두루마리 종이.

* 베전(廛): 베를 팔던 가게. 육주비전(六注比廛)의 하나

* 마포(麻布): 삼베.

* 농포세포(農布細布): ‘농포’는 농가에서 스스로 쓰기 위하여 짠 베. ‘세포’는 가는 삼실로 짠 매우 고운 베.

* 중산치(重散置): 늘어놓음.

* 오승심의포(五升深衣布): ‘오승’은 바래지 않은 다섯 새. ‘새’는 피륙의 날을 헤아리는 단위. ‘심의포’는 유학자들이 입던 겉옷을 만들던 베.

* 육진장포(六鎭長布): 함경도 육진이 있던 곳에서 나는, 척수(尺數)가 다른 곳에서 나는 것보다 훨씬 긴 베.

* 안동포(安東布): 안동 지방에서 생산하는 올이 가늘고 고우며 붉고 누런 베.

* 계추리: 황저포(黃紵布). 삼의 겉껍질을 긁어 버리고 만든 베.

* 해남포(海南布): 전남 해남산 베.

* 왜베 당베(唐-): 일본산 베와 중국산 베

* 생계추리: 삼의 겉껍질 채 갈아 만든 베.

* 문포(門布): 중국 책문 지방에서 나는 베.

* 조포(造布): 너비는 좁고 바탕은 두껍고 촘촘하게 짜는 함경도에서 나는 베.

* 영춘포(永春布): 영춘(현 충북 단양)에서 나는 베.

* 길주(吉州) 명천(明川) 가는 베: 함경도의 길주와 명천에서 나는 베

* 바리: 말이나 소의 등에 잔뜩 실은 짐.

* 청포전(靑布廛): 육주비전의 하나. 청포(靑布, 푸른 빛깔의 베)를 중심으로 외국의 화포(花布, 꽃무늬를 박은 무명), 홍포(紅布, 붉게 물들인 베), 전(氈, 짐승의 털로 짠 피륙), 담요(毯-, 털이불), 담모자(毯幅子, 털모자) 등을 팔던 큰 가게.

* 당물화(唐物貨): 중국에서 수입해온 각종 물건.

* 중침세침(中針細針): 중간 크기의 바늘과 가는 바늘

* 수바늘(繡-): 수놓을 때 쓰는 바늘.

* 다홍삼승(茶紅三升) 청삼승(靑三升): 몽골 지역에서 생산되는 붉은 무명과 푸른색 무명.

* 녹전홍전(綠氈紅氈) 분홍전(粉紅氈): 동물의 털로 짠 푸른 천과 붉은 천, 분홍색 천.

* 삼승고약(三升膏藥) 공단(貢緞)고약: 몽골산 고약과 비단을 덧댄 고약.

* 회회포(回回布): 중국의 회회(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만든 베.

* 민강사당(閩薑沙糖): 생강을 설탕에 조린 과자.

* 오화당(五花糖): 오색(五色)으로 물들여 만든 둥글납작한 사탕.

* 연환당(軟環糖): 고리 모양으모 만든 사탕.

* 옥춘당(玉春糖): 쌀가루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물들여 여러 모양으로 만든 사탕.

* 선전(線廛): 비단을 팔던 가게.

* 수전(首廛): 으뜸이 되는 가게.

* 시정(市井): 시장의 장사치.

* 공단대단(貢緞大緞): ‘공단’은 무늬는 없지만 윤기가 도는 비단. ‘대단’은 중국에서 나는 비단

* 사단(紗緞): 실과 비단.

* 생초(生綃): 생사(生絲)로 얇고 성기게 짠 옷감.

* 설한초(雪寒綃): 흰색으로만 짠 비단.

* 금계제파(金鷄啼罷) 일륜홍(日輪紅): “금계가 울음을 그치니 해 바퀴가 붉었으니” - <전등신화(剪燈新話)>

* 일광단(日光緞): 해나 햇빛 무늬를 놓은 비단.

* 일년명월(一年明月) 금소다(今宵多): “일 년 동안에 오늘 밤의 달이 가장 밝았으니” - 한유(韓愈)의 <팔월십오야증장공조(八月十五夜贈張功曹)>

* 월광단(月光緞): 달무늬를 놓은 비단.

* 추운담담(秋雲淡淡) 영유유(映悠悠): “가을 구름은 엷고 아득하게 비추니”

* 운문대단(雲紋大緞): 구름무늬가 있는 중국 비단.

* 춘풍도리(春風桃李) 화개야(花開夜): “봄바람이 산들 불에 복사꽃 오얏꽃 피는 밤에” – 백낙천(白樂天)의 <장한가(長恨歌)>

* 도리불수(桃李佛樹): 복숭아와 배꽃, 보리수 무늬가 새겨진 비단.

* 매화만국(梅花萬國) 청모적(聽暮笛): “천지에 매화꽃 피고 저물녘에 피리 소리 들리니” – 신광수(申光洙)의 <관산융마(關山戎馬)>

* 가계주(紬): 아롱아롱한 무늬가 있는 중국 비단.

* 용귀호동(龍歸曉洞) 운유습(雲猶濕): “용이 새벽에 하늘로 돌아가나 구름은 아직도 젖어 있으니” - <백련초해(百聯抄解)>

* 혼란(焜爛): 어른어른하는 빛이 눈부시게 아름다움.

* 용문갑사(龍紋甲紗): 용의 무늬를 새긴 갑사 비단.

* 상사볼견(相思不見):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 보지 못함.

* 상사단(相思緞): 얇게 짠 초록빛 나는 비단.

* 은한성희(銀漢星稀) 일도통(一道通): “은하수 별은 드문드문 길 하나로 통하고”

* 통해주(通海紬): 중국에서 나는 두꺼운 명주.

* 명괘금방(名掛金榜): 과거에 급제하여 이름이 걸림.

* 장원주(壯元紬): 무늬가 있는 명주의 한 종류.

* 포도대단(葡萄大緞): 포도 무늬의 중국 비단

* 조개비단: 조개 무늬의 비단인 듯.

* 금선단(金線緞): 금실이나 은실을 넣어 화려하게 수자직(繻子織)으로 짠 비단. ‘수자직’은 날줄과 씨줄을 서로 얽혀 짜지 않고 일정하게 몇 올을 떼어서 짜는 직조법.

* 부화부순(夫和婦順): 부부 사이가 화목함.

* 양화단(兩和緞): 빛깔이 다른 씨실과 날실로 짠 비단인 듯.

* 설사(雪紗): 눈꽃 모양의 무늬가 있는 비단.

* 빙사(氷紗): 비늘 모양의 무늬가 있는 비단.

* 태상노군(太上老君): 도교에서 노자(老子)를 신성화한 말.

* 호로단(虎鷺緞): 호랑이와 해오라기를 수놓은 비단.

* 만수단(萬壽緞): ‘수(壽)’자 무늬가 있는 비단인 듯.

* 역발산(力拔山) 기개세(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상은 세상을 덮을 만함.

* 광월사(光月紗): 달이나 달빛 무늬를 놓은 비단.

* 아롱단(-緞): 점 무늬가 있는 비단인 듯.

* 팔량주(八兩紬): 한 필의 무게가 여덟 냥이 되는 중국산 명주.

* 쌍문초(雙紋綃): 중국산 비단의 일종.

* 흑저사(黑紵紗): 중국산의 얇고 가벼운 검은 비단.

* 남사라(藍紗羅): 누에고치에서 뽑은 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

* 볼끼: 방한구의 하나로 가죽이나 헝겊 조각에 솜을 두어 기름하게 접어 만들어 두 뺨을 얼러 싸매게 만ᄃᆖᆱ.

* 자지상직(紫地上織): 짙은 남색에 자줏빛을 띤 고급 옷감.

* 휘항감(揮項-): 추울 때 머리에 쓰는 모자.

* 궁초(宮綃): 엷고 무늬가 둥근 비단의 하나.

* 어물전(魚物廛): 어물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

* 관목(貫目): 말린 청어.

* 꼴독어[骨獨魚]: 꼴뚜기.

* 곤포(昆布): 다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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