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운문)/왕조한양가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19.인조

New-Mountain(새뫼) 2020. 9. 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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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인조(仁祖)

 

계해년(1623) 사월달에 인조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누구던가? 청주한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청주 사람 준겸이라.

둘째 왕비 누구던가, 양주조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양주 사람 창원이라.

인조대왕 거동 보소.

즉위하신 십사 년에 병자호란(1636) 나는구나.

호천자의 신하 한이 철기 오만 거느리고,

다섯 길 넘은 빗돌 전자로 비문 새겨

나올 적에 싣고 와서, 조선에 항복 받고

송파에 세웠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한이가 영웅이라. 호천자 들어갈 제

인조대왕 자제 셋이 누구누구 잡혀갔나.

맏세자 소현세자, 둘째 세자 효종대왕,

셋째 자제 인평대군 삼 형제를 앞세우고

삼학사를 잡아갔다. 삼학사는 누구던가.

해주오씨 오달제요 남양홍씨 홍익한과

남원윤씨 윤집이라.

대류녀 삼천 명과 대류마 삼천 필을,

모두 함께 데려다가 구원 옥에 가둬 두고,

대류녀 대류마는 추종하게 길러두고,

삼학사는 죽일 적에 기름 가마 삶았구나.

삼학사의 충성이여 놀랍고도 장하도다.

삼학사의 거동 보소. 기름 가마 들어앉아

추상같이 호령하되, 구불절성 끊지 않네.

끓는 가마 들어앉아 산 것같이 호령하되,

개와 같은 호천자야, 네가 이놈 무엇이냐.

누르하치 자손으로 대명을 소멸하고,

요순우탕 문무주공 사천 년 예악문물

일조에 다 없애고, 살부대립 네 풍속을

삼만 리 좋은 강산 그 풍속을 폐하여 두고,

무슨 마음 부족하여 인의예지 우리 조선,

네가 어찌 항복 받아 네 속국을 만들려고,

금수 같은 네 무리를 몇천 명을 거느리고

강포로 행악하여, 무죄한 조선 인물

저다지도 욕을 뵈니, 천지가 무심하랴.

망의라기 덮어쓰고 옥새를 전수하기

부끄럽지 아니하냐, 개와 같은 이놈들아.

이렇듯이 호령하고 할 말을 다한 후에

셋이 함께 죽었으니 장하도다, 삼학사.

충절이 충장하니 죽은 혼이 말하는 것 같다

호천자 이 말 듣고 묵묵히 말이 없네.

소현세자 불러 놓고

너의 원이 무엇이냐?

소현세자 대답하되,

폐하 앞에 있는 벼루 그것이 원이로다.

호천자 하는 말이

그리하라 벼루 주니 이 벼루 어떠한가.

조화 있는 용연이라. 글씨를 쓰자 하면

사람이 아니 가도 제 임의로 물을 토해,

적도 많도 아니하게 마치 맞게 토해 놓으니,

용의 조화 이 아닌가, 보배는 보배로다.

인평대군 불러 놓고

네 원은 무엇이냐.

인평대군 대답하되,

고국으로 돌아가서 부모 처자 만나보기

그것이 원이로다.

호천자 웃고 하는 말이,

기특하다 그리하라.

효종대왕 불러 놓고

너는 원이 무엇이냐.

효종대왕 하신 말씀.

원대로 하실진대 원을 말씀 하려니와,

그렇지 아니하면 말을 하지 못하겠소.

호천자 하는 말이,

네 원대로 하겠으니 원을 모두 말하여라.

효종대왕 하신 말씀.

일구이언 못 하기는 범인들도 그렇거든,

하물며 천자께서 이언은 못하리다.

호천자 크게 웃고 하는 말이, 그러리라.

효종대왕 하신 말씀.

소신의 삼 형제와, 죽은 신하 세 사람과,

대류녀 삼천 명과, 대류마 삼천 필을,

모두 데리고 갔으면 아무 원이 없겠나이다.

호천자 하는 말이,

한 번 쾌락한 후 두 번 어이 말을 하리.

모두 데리고 나가거라.

일시에 다 나오니 죽은 신하 원통하다.

송죽같이 굳은 마음. 일월같이 빛난 충성.

천추에 유명하니 장하시다, 삼학사여.

살아도 삼학사요 죽어도 삼학사라.

삼학사 죽은 혼이 생시같이 호령하니,

호천자가 겁이 나서

조선 인물 두렵도다. 한 사람도 두기 싫다.

이 일을 생각하니 죽은 학사 넋이로다.

단종 때 사육신과 인조 때 삼학사는

문묘배향 아깝지 않고 천추혈식 마땅하다.

인조대왕 거동 보소. 소현세자 벼루 보고

벼루를 높이 들어 소현세자 이마 치니,

참혹하게 죽는구나. 부자 간의 중한 천륜

어이 차마 이러할까, 인조대왕 하신 말이,

개 같은 그놈에게 벼루를 가져오니,

네가 이 놈 사람이냐, 한의 개만도 못 하도다

불공대천 이 원수를 대보단에 기록하라.

인조가 반정할 때 반정공신 원두표는

도끼를 손에 들고 남대문을 깨뜨리고,

이러므로 이른 말이 도끼 정승 이 아닌가.

서소문 밖 이원규는 옥새를 도적질하여

등국 후에 바친 고로 세속의 소문 공론

옥새 판서 이 아닌가, 골육상쟁 이것이로다.

벼루 가진 그 허물로 아들 하나 죽였었네.

이 일을 볼작시면

인조 대왕 하신 일이 그르실까, 옳으신가.

아마도 죽인 일은 옳지를 못하오니

후복이 장원할까.

한양 사직 자세히 보면 국초부너 내려오며,

부자가 불목하며 형제가 불화하며,

숙질이 불합한 중에 수숙이 또 척이 져서,

살육이 자주 나고 재변도 많이 나네.

이로 두고 볼작시면 예의국이 어찌 되리.

예국이란 말 듣기는 명현 열사 많은 고로

조선을 예이라지.

국가를 두고 보면 옥의 때가 이 아닌가.

전국 시절 적실하네.

자고급금 제왕가를 역력히 생각해도,

한양같이 이런 나라 천만고에 다시 없네.

슬프다, 국운이여, 국상이 또 나신다.

기축년(1649) 오월 달에 인조대왕 승하하니

춘추가 오십이요,

교하 땅 칠십 리의 장릉이 그 능이요,

왕비 능도 한 능이라.

양주 땅 삼십 리에 둘째 왕비 휘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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