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6년~97년

부평역장의 변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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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장의 변

 

- 아직 푸른 잎도 지지 않았는데

부평역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큰 나무가 베어졌다.

주위 은행나무 가로수들도 파헤쳐 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네모 반듯한 주차구역이 그려졌다.

 

가는 사람은 가는 것이고

오는 사람은 오는 것이다.

여기는 잠시 들러가는 곳이고

머무름이란

진땀나는 생활을 막는 돌뿌리와도 같다.

 

우리가 늘 당연히 간직해야 할 신조는

한 사람이라도 더 모이고 또 흩어지게 하는 것

그럴 때

이 세상은 더욱 전진하지 않는가

 

옛날을 돌아보게 하는

방해되는 모든 것을 지우라. 과감하게

하늘을

여유를 찾게 하는 그늘을

머뭇거리지 않게

뒤돌아보지 않게

 

그리고 그 자리에 삶의 이기를 가득 채우라.

가는 사람을 가게 할 것이고

오는 사람을 오게 할 것이다

 

모든 자취를 남김이 없이

한점의 머무름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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