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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태 경력이 전부인 신참 선생들이
하루를 끝내고, 어디 으슥한 골목을 찾아
술을 마신다. 묵은 분필 가루는 소주가 최고라고
소주를 마신다. 쌓인 건 그 날 풀어야 한다고
밤 늦도록 마신다.
늘 안줏거리는 넉넉한 법
누구네 교장은 몇백 잘라 먹고도 떳떳하더라고
누구네 교감은 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는 일이 선생질인지, 머슴질인지 구분이 안 간다고
또 누구네는 ....
모두들 술잔을 돌리고 비우고
그렇게 벌건 흥이 오른다.
여기 소주 한병 더
또 한병만 더, 그러다가
돌고 돌아가던 술잔이 어느 순간 멈춰지는 때
모두들 씰룩이며 얼굴이 험하게 일그러지는 때
누가 뭐라 안 해도 우리가 해야 할 말은 같을 것이다.
결국 마지막으로 짓씹어야 할 안줏거리는
우리들 속 깊은 데서 배앝아 내야 할 것임을.
하지만 스스로 작은 제왕이 되어버린
한낱 취객들은 고백에 익숙치 않다.
그 어지러움 속에서도 제 신발은 용케 찾아 끼어 신고
술값 영수증을 갈라 나누어 갖는다.
어울려 노래라도 부를 량 어깨를 걸지만
어디 차가운 배설을 찾으려
다들 싸늘한 표정으로 쉽게 흩어지고
휘청거리는 걸음을 추스리며 돌아가는 어떤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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