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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의 일편단심」
- 신채호는 1880년
충남의 가난한 선비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막 넘어가는 뜨거운 5교시에
모두들 감기는 눈빛으로
역시 졸린 목소리를 듣는다
벌써 몇 녀석의 시선은
가난하지 않았던 위인이 있었던가 하는
표정으로 창밖을 향하여
상해 임시정부 운운
몇 녀석 더 창밖으로 고개 돌리고
의열단 운운
몇 녀석은 서로를 꾹꾹 찔러대고
조선상고사 운운
또 한쪽에서 찢어지는 큰 입 책으로 막아 누르고
무정부주의 운운
이제 책을 보는 이는 나 뿐이다.
그러다 위조지폐로 어쩌구 하면
순간 녀석들의 시선은 한데 쏠려진다.
얼른 교과서 사진 속으로 시선을 돌린다.
재미있어 하는 표정들
아차. 혹시 녀석들의 머리 속으로
파리똥 앉은 중국집 현상수배범 얼굴이 떠오는 게 아닐까
얼른 신채호의 유언이 어쩌구 말을 돌리면
다시금 찢어지는 입과 감겨지는 눈들
종이 울리고 또 실패한 선생이 문을 나서려면 할 때
- 선생님 여기선 무슨 시험문제 나와요.
누구의 장난인가 확인이라도 할량 뒤돌아보지만
너무 진지한 표정에 오히려 당황한다.
그냥 문을 열고 나와버리면
그 뒤로 한 무더기의 야유
「신채호의 일편단심」이
성공하지 못한 선생의 일편단심이
단 한 문제라도 알아내려고 한
녀석들의 일편단심이
각기 다른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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