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며 배우며/아이들과 함께

'꽃덤불'의 패러디 - 치킨 가게

New-Mountain(새뫼) 2019. 6.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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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가게


저녁을 의논하는 고귀한 이야기는

항상 치킨을 비춘 곳에서만 시작하였다.


장염이 흡사 폭풍처럼 몰아치는 밤에도

나는 차가운 냉장고를 헤매이면서

그런 달콤한 그 치킨을 언제 먹어보겠냐며

어찌 두 명의 신을 모시겠느냐고 

배를 움켜쥐며 또 되뇌이고, 또 되뇌이고

나 자신이 치킨이 되어 생각했냐고


그러는 동안에 울며 쓰러진 적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배가 쓰라진 적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내가 체념한 적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내가 소리 지른 적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그 치킨을 발견했다.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인생은 아직 살만도 하거니와

먹는 그 땐 폭포처럼 쏟아지는 장염도 나를

그 어느 고통 그 치킨에 묻혀서 고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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