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며 배우며/아이들과 함께

'꽃덤불'의 패러디 - 깨끗한 물

New-Mountain(새뫼) 2019. 6. 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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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록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수도관을 고치려하고

언제 도대체 이렇게 망가졌는가

목마르다고 우는 것처럼 이야기하며

그저 빨간물만 바라보며

시큼한 냄새만 맡을 뿐이다.


그러는 동안에 학교는 계속 빠지고

그러는 동안에 진도는 계속 늦춰지고

그러는 동안에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울고

그러는 동안에 시장은 침묵하네.


그러는 동안에 벌 써 한 달이 되어 간다.


다시 우러러보는 깨끗한 물

여름 날 가까워지면서

뜨거운 햇빛 태양을 안고

다시 깨끗한 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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